LG전자, '체질개선' 4년…스마트폰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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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이면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의 사령탑을 맡은 지 만 4년이 된다.
구 부회장은 2010년 10월1일 급팽창하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기하면서 위기에 처한 LG전자의 구원투수로 나섰다.앞서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으로 대박을 터트리며 세계 휴대전화(피처폰)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LG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재편돼 가는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면서 경쟁에서 밀렸다.
2009년 3조원에 육박하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휴대전화 사업에서의 대규모 적자로 10분 1 이하로 줄었다.
구 부회장은 취임과 함께 "기본을 다시 세우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당시 LG전자가 처한 위기의 원인을 제품 전략 실패에 국한하지 않고 품질, 생산, 연구개발(R&D) 등 '기본'이 무너진 데서 찾은 것이다.
경영 노선에서는 마케팅과 디자인에 치중했던 전임자 남용 전 부회장과 확실한 차별화를 선언했다.
"LG전자를 잘 아는 사람은 LG전자 직원"이라며 외부 인력 영입을 중단하고 내부 결속과 소통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뒀다.구 부회장은 취임 6개월 만에 국내 전 사업장과 중국, 일본, 서남아, 중동, 북미, 중남미 등 주요 외국 시장을 모두 누비며 '품질 경영'을 강조했다.
단기 실적보다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역점을 둔 경영 전략은 구 부회장 특유의 강한 리더십과 맞물리면서 LG전자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2010년 2824억원, 2011년 3316억원에 그쳤던 LG전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구 부회장 취임 2년 후인 2012년 1조2167억원, 3년 후인 2013년에는 1조2847억원으로 회복됐다.
올해는 상반기 영업이익만 1조1102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제품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회복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14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분기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휴대전화 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힘입어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 분기 매출(3조6203억원)을 올리면서 4분기 만에 영업 흑자(859억원)로 돌아섰다.
지난 5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3'는 LG 스마트폰으로는 처음 누적 판매량 1천만대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G3의 판매 실적은 해외 판매가 본격화된 3분기부터 반영돼 올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이 커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TV 사업에서도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55인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세계 최초로 울트라HD(초고해상도) 올레드 TV를 내놓는 등 차세대 제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과감한 R&D 투자와 함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비를 2010년 2조6782억원(매출액 비율 4.6%), 2011년 2조9615억원(5.1%), 2012년 3조1649억원(5.7%), 2013년 3조5460억원(6.1%)으로 매년 10% 이상 늘려왔다.
지난해 7월에는 각 사업본부에 흩어져있던 자동차 부품 관련 조직을 한데 모아 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갈수록 스마트화(전자화)되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성장엔진으로 삼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에 이어 급부상하는 웨어러블(착용형) 스마트기기와 사물인터넷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달 초 공개된 스마트 워치(손목시계) 'G워치R'은 세계 최초로 완전한 원형의 플라스틱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LG전자는 이제 스마트폰에서 애플이나 삼성전자 등 선발 경쟁사에 손색이 없는 제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는 처음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등 저가의 보급형 제품을 앞세운 중국 후발 업체들이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
G3가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경쟁사의 주력 모델인 아이폰6와 갤럭시노트4 출시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리지 않고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후속 제품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구 부회장은 2010년 10월1일 급팽창하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기하면서 위기에 처한 LG전자의 구원투수로 나섰다.앞서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으로 대박을 터트리며 세계 휴대전화(피처폰)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LG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재편돼 가는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면서 경쟁에서 밀렸다.
2009년 3조원에 육박하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휴대전화 사업에서의 대규모 적자로 10분 1 이하로 줄었다.
구 부회장은 취임과 함께 "기본을 다시 세우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당시 LG전자가 처한 위기의 원인을 제품 전략 실패에 국한하지 않고 품질, 생산, 연구개발(R&D) 등 '기본'이 무너진 데서 찾은 것이다.
경영 노선에서는 마케팅과 디자인에 치중했던 전임자 남용 전 부회장과 확실한 차별화를 선언했다.
"LG전자를 잘 아는 사람은 LG전자 직원"이라며 외부 인력 영입을 중단하고 내부 결속과 소통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뒀다.구 부회장은 취임 6개월 만에 국내 전 사업장과 중국, 일본, 서남아, 중동, 북미, 중남미 등 주요 외국 시장을 모두 누비며 '품질 경영'을 강조했다.
단기 실적보다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역점을 둔 경영 전략은 구 부회장 특유의 강한 리더십과 맞물리면서 LG전자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2010년 2824억원, 2011년 3316억원에 그쳤던 LG전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구 부회장 취임 2년 후인 2012년 1조2167억원, 3년 후인 2013년에는 1조2847억원으로 회복됐다.
올해는 상반기 영업이익만 1조1102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제품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회복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14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분기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휴대전화 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힘입어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 분기 매출(3조6203억원)을 올리면서 4분기 만에 영업 흑자(859억원)로 돌아섰다.
지난 5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3'는 LG 스마트폰으로는 처음 누적 판매량 1천만대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G3의 판매 실적은 해외 판매가 본격화된 3분기부터 반영돼 올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이 커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TV 사업에서도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55인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세계 최초로 울트라HD(초고해상도) 올레드 TV를 내놓는 등 차세대 제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과감한 R&D 투자와 함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비를 2010년 2조6782억원(매출액 비율 4.6%), 2011년 2조9615억원(5.1%), 2012년 3조1649억원(5.7%), 2013년 3조5460억원(6.1%)으로 매년 10% 이상 늘려왔다.
지난해 7월에는 각 사업본부에 흩어져있던 자동차 부품 관련 조직을 한데 모아 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갈수록 스마트화(전자화)되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성장엔진으로 삼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에 이어 급부상하는 웨어러블(착용형) 스마트기기와 사물인터넷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달 초 공개된 스마트 워치(손목시계) 'G워치R'은 세계 최초로 완전한 원형의 플라스틱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LG전자는 이제 스마트폰에서 애플이나 삼성전자 등 선발 경쟁사에 손색이 없는 제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는 처음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등 저가의 보급형 제품을 앞세운 중국 후발 업체들이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
G3가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경쟁사의 주력 모델인 아이폰6와 갤럭시노트4 출시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리지 않고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후속 제품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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