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金·文 "우린 둘 다 막힌 정치 뚫는 선수"

김무성 대표·문희상 비대위원장 첫 회동

덕담 나누며 "국회 빨리 열어야 한다" 의견 일치
양당 원내대표에 세월호 특별법 협상 재개 촉구
< 웃고 있지만…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첫 만남에서 정치 복원과 조속한 국회 개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향후 국회 일정 및 세월호 특별법 관련 양당 원내대표 간 대화를 재개하도록 촉구하기로 했다.

이날 자리는 문 위원장이 지난 19일 새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지 나흘 만에 양당 대표가 만난 것이고, 13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마지막으로 만난 지 9일 만에 한 첫 여야 지도부 회동이었다.정치권에서는 회동의 성격이 문 위원장 취임 후 인사를 겸한 상견례 의미를 가지면서도 세월호 특별법과 정국 정상화에 대한 돌파구를 찾는 여야 간 첫 시도로 보고 있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김학용 새누리당 대표 비서실장이 화분으로 문 위원장 취임에 대한 축하의 뜻을 전달하자 이에 대한 답례 의미로 문 위원장이 제안해 이뤄진 것”이라고 만남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문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문 위원장은 의회 민주주의자로 존경받는 분”이라며 “정치가 빨리 복원되는 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문 위원장도 “내가 야당 대표일 때 여당 대표, 여당 대표일 때 야당 대표에게 가서 인사했는데 꼭 그분이 대통령이 되더라”며 덕담을 건넸다. 이어 “철도 문제 등에서도 앞장 서주는 등 어려울 때 (김 대표는) 늘 통 큰 정치를 해온 분”이라며 “앞으로 막힌 것을 뚫는 데는 둘 다 전문가라 생각하고 자주 만나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배석자 없이 20여분 동안 이어진 대화에서는 구체적 합의보다는 ‘빠른 시일 내에 국회를 정상화하겠다’는 수준의 원론적인 의견 조율만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기국회 본회의 개최 시기는 이 자리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회동 전 문 위원장이 본회의 개최 시기를 26일에서 29일로 미루자고 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예산안이 통과되는 날짜를 역산하면 26일부터 꼭 본회의를 열어 일정을 정해야 하는데 그건 정해진 수순대로 갈 수밖에 없다. 26일부터 해야 한다”며 마찰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김영우 새누리당수석대변인은 “덕담 수준의 의견 교환이 있었을 뿐 발표한 내용 외에 일정에 대해서는 달리 결정된 바 없다”며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문제는 원내대표 협상에서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 대표 간 회동으로 그동안 꽉 막혔던 여야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의 주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어 현 교착 상태가 풀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수사권·기소권 문제에 대한 여야 어느 한쪽의 양보가 이뤄지지 않는 한 세월호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고재연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