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자영업 탈출구를 찾아라] "권리금 건지려다 3년째 적자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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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 실내포차의 눈물자신이 지급한 권리금을 나중에 되찾기 위해 이미 실패로 돌아간 창업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권리금에 ‘인질’로 잡힌다는 얘기다.
2011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실내 포장마차를 차린 김모씨(35)가 이런 경우다. 대형 이동통신사에 근무하던 김씨는 원래 근사한 카페를 차리려 했다. 하지만 체계적 계획 없이 회사부터 그만둔 것이 화근이었다. 본인 저축과 주변에서 끌어모은 돈 6000만원으로 할 수 있는 건 간이음식점뿐이었다.초기 창업 구상은 장밋빛 일색이었다. 부지런히 일해 하루 평균 30만원의 매상을 올리면 월 200만~300만원의 순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보증금 1000만원과 권리금 3000만원도 손쉽게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서투르기만 한 요리와 설거지, 계산과 서빙솜씨에 손님들이 모일 리가 없었다. 한번 온 사람들은 다시 오지 않았다. 게다가 주변에 비슷한 종류의 실내포차가 3곳이나 생겨났다.
김씨는 개업 6개월 만에 손을 들었다. 운영비와 재료비를 대지 못해 일수에까지 손을 댔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적자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권리금 원금을 건지기 위한 일념이다.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지난 3년 사이 주변에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과 주점이 속속 들어섰기 때문이다. “지금 가게를 비우면 권리금의 절반도 못 건집니다. 후회막급입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