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뛰어들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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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군살 하나 없이 날렵한 여성이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다. 몸매는 매력적지만 그녀가 취하고 있는 자태는 기묘하다. 상의를 입지도 않고 한 다리로만 선 채 흐르는 강을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불안해 보인다. 사실 이 여인은 사람이 아니다. 브라질 작가 에두아르두 스후르가 상파울루를 가로지르는 피녜이루스강에 만들어 놓은 설치 작품이다. 날로 심해지고 있는 강물 오염을 경고하기 위해서 제작했다고 한다. 강은 인간에게 삶의 터전이었다.
사람들은 아무 때나 강에 들어가 먹고 마시고 놀 수 있었다. 그런데 현대의 강은 더 이상 그렇지 않게 됐다. 그저 바라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스후르는 더 이상 첨벙하고 들어갈 수 없는 강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렇게 여인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