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기업인 사면論] 최태원 회장 600일 '不在'…SK 배터리 사업도 '비틀'

獨과 합작 2년만에 재검토
총수가 장기간 자리를 비우면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미래 사업도 차질을 빚게 된다. SK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SK는 태양광 전지와 연료전지 사업은 이미 접었고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터리 사업을 독려하던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장기 수감 중이어서 추진력이 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세계 4위 자동차 부품 회사인 독일 콘티넨탈과의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지난해 1월 SK와 콘티넨탈이 각각 51 대 49의 지분율로 독일 베를린에 합작회사 SK콘티넨탈을 세운 지 2년 만이다. SK콘티넨탈은 콘티넨탈이 가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영업을 했지만, 지금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합작사업에 2017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올 들어 중국 쪽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사업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중국 사업에 의욕을 보이며 큰 그림을 제시해 온 최 회장이 600일 이상 수감된 상태에서 효율적인 중국시장 공략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SK는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전력이 경기 서안성 변전소와 신용인 변전소 등 두 곳에 설치하는 네 건의 ESS사업 입찰에서 SK이노베이션은 삼성SDI와 LG화학뿐 아니라 중소기업인 코캄에도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