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큰 놈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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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7 부분변경 모델‘수입차 물렀거라.’
확 바뀐 디자인·V6엔진 탑재 인기
현대차, 내달 신차 '아슬란' 출시
한국GM '알페온' 편의사양 강화
현대·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 등 국산 자동차회사들이 하반기에 대형 세단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중·대형차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상반기엔 국산차와 수입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맞붙었다면, 하반기엔 대형차 시장에서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2011년 출시한 ‘뉴 SM7’의 실패로 의기소침해 있던 르노삼성자동차는 9월 초 부분변경 모델 ‘SM7 노바(nova)’를 내놓고 ‘권토중래’(捲土重來)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디자인과 엔진, 첨단사양으로 판매 초반부터 만만찮은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델이다. 현대자동차도 다음달 대형 세단 ‘아슬란’(터키어로 사자라는 뜻)을 내놓는다. 국내시장에서 수입 대형차들의 맹공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내놓는 국내용 모델이다. 한국GM도 최근 2015년형 알페온을 새롭게 내놓고 대형차 시장 주도권 경쟁에 합류했다.
그동안 디젤모델로 한국 대형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수입차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BMW는 520d 엔진을 업그레이드한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성능으로 승부를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벤츠도 E클래스와 S클래스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한국 시장 판매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왜 대형차인가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대형차 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국내 완성차 시장의 8월 차급별 판매실적을 보면 대형 세단은 3219여대가 팔려 작년 같은 달보다 33.1% 증가했다. 내수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형 세단만 눈에 띄는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는 것.
둘째, 대형차가 갖는 ‘이미지’ 때문이다. 대형 세단은 각 사의 첨단 기술 사양을 갖춘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플래그십 제품의 이미지는 해당 자동차 회사의 기업 이미지로 곧바로 이어진다. 때문에 고가의 대형 세단은 다른 차종의 판매에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
‘인기몰이’ … SM7 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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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3일 출시된 SM7 노바는 판매 열흘 만에 700대가 팔렸다. 출시 직후 긴 추석연휴가 이어졌고 구형 SM7이 같은 기간 200대가 팔린 것을 감안하면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형차 시장에서 안정적인 드라이브를 시작했다는 평가다. SM7 노바의 인기 요인은 확 바뀐 디자인과 첨단 편의장치, 힘 좋은 V6엔진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전면부 디자인은 QM3부터 적용하고 있는 르노삼성의 뉴 프런트 디자인을 채택했다. 뒷모습은 국내 최초로 고성능 듀얼 트윈 머플러를 장착한 덕분에 단정하면서도 강인해 보이는 인상을 준다.
실내 인테리어의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탑재한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이 눈에 띈다. 와이파이(Wi-Fi) 통신을 활용해 스마트폰과 자동차 모니터를 연결해준다.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다.힘도 좋다. 동급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모든 라인업에 중후한 주행성능과 정숙한 드라이빙이 특징인 닛산의 ‘V6(VQ) 엔진’을 장착했다. V6 엔진은 고급 수입차 브랜드 차량에 장착된 것으로 고급스러운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미국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인 워즈(Ward’s)가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할 정도다.
‘기대주’…현대차 아슬란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고급차는 대형차’라는 인식이 많았다. 제네시스는 차체가 너무 커서 운전하기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현대차는 이를 감안해 아슬란의 크기를 그랜저(전장 4910㎜)와 제네시스(4990㎜)의 중간 정도인 4960㎜ 안팎으로 설계했다. 대신 실내를 고급스럽게 디자인하고 승차감을 향상시키는 한편 소음도 줄였다. 아슬란은 3~3.3L 엔진을 장착한 전륜구동 세단으로, 가격은 4000만원 초·중반대로 나온다.
기아차 ‘K9’, 한국GM ‘알페온’도 주목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