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마켓인사이트 자본시장 성적표] M&A 외국계 독무대…도이치證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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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M 우리투자證·DCM KB투자證 '수성'도이치증권, 우리투자증권, KB투자증권이 각각 올해 3분기(누적 기준) 기업 인수합병(M&A), 주식자본조달시장(ECM), 채권자본조달시장(DCM) 자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업인수 재무자문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성사…뱅크오브아메리카 약진
주식자본시장
한국투자證 BS금융 증자로 3위…KDB대우·현대證 간신히 5위권
채권자본시장
롯데케미칼·쇼핑 회사채 발행…KB투자證 강자 입증
30일 한국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가 공동으로 올 들어 3분기(1~9월)까지 기업 M&A와 자본조달 실적을 집계한 결과 M&A 부문에서 경영권 포함 거래(바이아웃), 발표 기준(잠정협약 또는 본계약 체결 시점)으로 8조9467억원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킨 도이치증권이 지난 상반기에 이어 수위를 지켰다. 상반기 ECM과 DCM 부문 1위였던 우리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 역시 3분기까지 각각 대표주관 기준으로 1조1223억원, 10조9422억원의 실적을 내며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M&A, 남아있는 대형 딜 주목
M&A 시장에선 3분기에도 외국계 투자은행(IB) 간 주도권 싸움이 이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1분기 이후 내내 발표 기준과 종료(잔금납입 시점) 기준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도이치증권이 종료 기준에선 8조6533억원의 거래를 마무리한 모건스탠리에 1위를 내줬다는 점이다. 금융당국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갈등을 빚은 ‘KB 사태’로 인해 도이치증권이 자문한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6850억원) 거래가 늦어진 탓이었다. 올 들어 한 건의 실적도 올리지 못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현대로지스틱스와 테크팩솔루션 매각(총 8500억원)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12위로 약진했다.
4분기에 파르나스호텔, KT렌탈, 금호고속 등 5000억원 이상의 대형 M&A 거래가 여러 건 대기하고 있어 이들 거래의 승패에 따라 올해 M&A 부문의 최종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법률자문 부문에선 55건, 14조8072억원의 거래를 자문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1위를 지켰다. 조 단위 M&A였던 오비맥주와 ADT캡스 매각 이후 실적을 추가하지 못한 외국계 로펌들이 밀린 대신 광장(6조2862억원)과 율촌(2조5091억원) 등 국내 대형 로펌이 각각 3위와 7위로 올라왔다. 회계자문 성적은 딜로이트안진(12조807억원)과 EY한영(8조5108억원), 삼일회계법인(6조7272억원) 순이었다.
○ECM, 한국투자증권 단숨에 3위
3분기 ECM 시장은 BS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등 금융지주들의 대규모 증자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6월 올해 최대 ECM 딜이었던 GS건설 유상증자에 3분기 메리츠금융지주(1663억원)와 쿠쿠전자 기업공개(IPO·2548억원)까지 더하면서 대표주관 규모 1조1223억원으로 1위를 지켰다.2위는 JB금융지주(1689억원)와 동국제강(1498억원) 증자를 대표주관한 KB투자증권이 차지했다. KB투자증권은 굵직한 증자거래를 잇따라 따내며 상반기 순위(2위)를 유지했다.
3위인 한국투자증권은 BS금융지주(5145억원) 증자를 주관하며 약진했다. 상반기까지 10위권에도 들지 못했지만 이 한 건으로 단숨에 3위에 오르며 IB 명가의 위상을 회복했다.
한진중공업 유상증자를 주관한 KDB대우증권이 4위, 동국제강 유상증자를 공동 대표주관한 현대증권은 5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삼성증권은 단 한 건의 유상증자 거래에도 참여하지 못해 상반기 3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DCM, 약진 이어가는 KB투자증권
DCM 부문에서는 KB투자증권이 대표주관과 전체주관 기준으로 모두 수위를 차지하며, DCM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KB투자증권은 지난 1~9월 10조9422억원어치의 채권 발행을 대표주관했다. 3분기(7~9월)에는 롯데케미칼(발행금액 6500억원) 롯데쇼핑(4000억원) 대우인터내셔널(4000억원) 한화(2000억원) 현대엔지니어링(2000억원) 등 대형 발행사들의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3분기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JB금융지주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은 청약 과정에서 모집물량(2000억원)을 채우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2위는 9조7117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대표주관한 KDB대우증권이 차지했다. 3위는 8조5910억원 규모의 발행 주관을 따낸 한국투자증권에 돌아갔다. 4위와 5위는 각각 신한금융투자(5조9611억원)와 우리투자증권(5조3167억원)이었다.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부문에선 KDB대우증권이 1위였다. 총 5조2137억원 규모의 여전채 발행 대표주관을 맡아 2위인 KB투자증권(3조6978억원)과 1조5000억원 이상 격차를 벌렸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부문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발행 금액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14.94%(2조523억원)를 차지, 근소한 차이로 1위에 올랐다. KDB대우증권은 14.76%(2조279억원)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정영효/이유정/하헌형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