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릭 블랭 세계자동차산업협회장 "현대車, 국가별 맞춤전략 최고"

막오른 파리모터쇼서 만난 글로벌 리더들

위기 땐 '적과의 동침' 고려
노조 파업이 큰 위협 요소
“현대자동차도 ‘적과의 동침’을 고려해야 한다.”

파트릭 블랭 세계자동차산업협회(OICA) 회장(사진)은 1일(현지시간) 기자와 만나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윈윈(win-win)하고 있고 푸조시트로앵도 둥펑자동차의 투자를 받아 한발 늦었던 중국시장 진출을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블랭 회장은 “지금까지 현대차는 안팎의 위기를 혼자 힘으로 이겨냈지만 앞으로 다른 완성차 브랜드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만일의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동안 현대차가 발전해온 과정에 후한 점수를 줬다. 블랭 회장은 “현재 시점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완성차 브랜드는 현대차라고 할 수 있다”며 “특히 국가별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차량 생산과 판매에서 현대차가 세계 최고인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현대차는 도요타와 달리 미국 시장에서 연비 논란을 슬기롭게 극복했고 세계 각국에서 품질과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누가 봐도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블랭 회장은 현대차 역시 프랑스 완성차 업체들이 경험한 것처럼 노사관계가 큰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르노와 푸조시트로앵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영상 어려움을 겪은 뒤에야 노사관계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블랭 회장은 30년 넘게 르노에서 일한 자동차 전문가로, 프랑스자동차협회장을 거쳐 2011년 OICA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다음달까지로, 차기 회장은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 맡는다.

파리=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