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未完의 세계경영, 젊은이들이 완성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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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前 대우 회장, 모교 연세대 상경대 100주년 특강“좋은 기업이 계속해서 많이 생겨야 경제도 크고 국가도 강성해집니다. ‘제2의 창업세대’를 꿈꾸는 대학생들과 해외를 돌며 조언하고 경험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선진 한국 물려주지 못해 아쉬워
'크고 안정된 시장' 통일은 큰 기회
해외 진출 제2 창업세대 돕겠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78)은 2일 연세대 상경대(대우관) 각당헌을 가득 메운 500여명의 모교 후배들에게 “자신만만하게 세계를 품자”며 이같이 말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56학번인 김 전 회장은 상경대학 창립 100주년 기념 초청 특강을 위해 모교를 찾았다.박수를 받으며 20년 전 자신이 건립을 지원한 대우관 강단에 선 김 전 회장의 목소리는 감격에 겨운 듯 떨렸다. 그는 “학창시절 밤늦은 시간에 도서관을 나와 백양로에 섰을 때가 기억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전 회장은 “대학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첫 세대로 후배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선진 한국을 물려주고 싶었다”며 “아직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해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선진국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강한 제조업’과 ‘통일’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통일이 되고 난 후 북한지역에서 전개될 활동을 생각하면 제조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크고 안정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일은 큰 기회”라며 “중국 동북3성에 남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산업단지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겐 자신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회장은 “우리답게 선진국이 돼야지 선진국을 따라가기만 하면 계속 뒤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며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이 하라는 대로 해서 우리 경제에 많은 불이익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이날 강연에서 김 전 회장은 대우세계경영연구회 ‘글로벌YBM(청년사업가 발굴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제2의 창업세대’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고 해외 진출을 도우면서 여생을 보내겠다”며 “비록 나는 ‘세계경영’을 완성하지 못했지만 대신 여러분이 해외로 눈을 돌려 ‘제2의 창업세대’가 돼 더 큰 꿈을 완성해달라”고 당부했다.
30여분간의 강연을 마치고 무대 밑으로 내려온 김 전 회장의 눈은 붉어졌다. 학생들은 한때 세계적인 기업을 일궜던 ‘창업 1세대’의 조언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을 보기 위해 찾아온 김예원 씨(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4년)는 “자신의 이익보다 공동체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얘기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