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20년만에 첫 직선제 '실험'

12월초 투표…내부 혼란 우려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995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위원장 직선제를 도입한다.

민주노총은 2일 임원직선제 공고를 내고 오는 30일까지 선거인명부를 확정해 12월3~9일 투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투표 자격은 민주노총 가맹조직에 가입된 모든 조합원으로, 민주노총은 62만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공직선거를 제외하고는 국내 최대 규모다.

신승철 위원장은 “직선제는 새로 태어날 민주노총의 운명과 향후 20년 노동운동의 미래를 내딛는 첫발”이라며 “단절된 내부의 소통을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1998년 직선제 논의를 시작한 이후 2007년 직선제 도입을 위해 규약을 개정했지만 선거 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시행을 유예해왔다. 한국노총도 2004년 직선제 도입을 추진했으나 ‘비용·관리 측면에서 현실성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논의를 접은 바 있다. 해외에서도 직선제를 실시하는 총연맹조직은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 두 곳뿐이다.우여곡절 끝에 직선제 ‘실험’을 결정한 민주노총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직선제가 민주노총의 예상대로 조합원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효과보다는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계파 갈등이 표출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첫 직선제인 만큼 선거 과정에서 계파 간에 시비가 일거나 낙선자 측에서 문제를 삼으면 내부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