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지자 또 부양책…연기금 끌어들일 稅혜택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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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중 '증시 활성화 대책' 발표 - 정부, 수요 기반 확충에 초점
업계, 거래세 인하·배당 촉진 추가대책 기대
기관 힘 키워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 견제

○세제혜택 여부 업계 촉각

증권거래세율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현재 거래대금의 0.3%씩 걷는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했다”며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면 기관은 물론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도 증시에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증시의 ‘큰손’인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거래세 폐지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초 우정사업본부를 ‘국가 지방자치단체’로 분류해 거래세를 면제해줬지만, 다른 투자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면서 작년부터 세금을 물리고 있다. 그러나 전체 차익거래 규모가 크게 줄면서 우정사업본부가 내는 거래세보다 우정사업본부의 거래 상대방이 내는 증권거래세 감소분이 더 많은 역효과가 생겼다.
증시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한국거래소의 호가제도를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주 중심인 코스닥시장의 경우 호가단위를 키우고, 대형사 위주인 유가증권시장은 보다 좁게 만들면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밖에 상장사 배당을 촉진하기 위한 배당 관련 정책 개선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2단계 대책은 ‘공급 확대’였다. IPO 활성화 대책을 통해 증시에 유입되는 ‘새로운 피’를 늘린 것. 정부는 이를 위해 신규 상장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율을 1%포인트 올려주고 각종 특례상장 조항을 신설했다. 덕분에 올 들어 20개 기업이 이미 증시에 상장했고, 이달부터 연말까지 삼성SDS, 제일모직 등 50개사가 추가로 입성할 전망이다. 계획대로 되면 올해 IPO 규모는 2011년 이후 최대가 된다.
이번에 내놓을 3단계 대책인 증시 수요 확충 기반이 마련돼 증시에서 기관이 차지하는 힘이 세지면, 외국인에 휘둘리는 국내 증시의 취약성도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란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잇따른 증시 활성화 대책이 완성되면 외국에 비해 저평가된 한국 증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활성화되려면 근본적으로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돼야 하며 이를 위해선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데 힘을 써야 한다”며 “금융위가 내놓는 증시 활성화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오상헌/허란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