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회장 후보 8人 평판 들어보니…금융전문성 '합격점'…리더십이 관건

외부출신이거나 CEO 못해
"내분 추스를 복안이 중요"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가 8명으로 압축되면서 누가 새 회장이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B그룹 내부 및 외부 평판을 종합해보면 대체로 전문성에서는 합격점이란 평가다. 하지만 조직 장악력과 리더십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초유의 내부 분란을 겪은 만큼 조직을 추스르는 리더십과 복안을 제시하는 후보가 점수를 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 전문성은 대체로 ‘합격점’대부분 후보가 금융 분야 전문성에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61)은 국내 ‘최장수’ 은행장이다. 한미은행장부터 씨티은행장까지 13년째 은행장을 맡고 있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62)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거쳤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66)은 신한금융에서 은행 캐피털 증권 등 다양한 금융 경험을 쌓았다.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57), 김옥찬 전 국민은행장 직무대행(58),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59),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56) 등은 재무 전략 등 핵심분야를 거치며 전문성을 쌓은 데 대한 평가가 높다. 김기홍 김옥찬 윤종규 지동현 황영기 등 5명의 후보는 내부 출신으로 분류돼 직원들의 거부감이 적다.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65)은 회계 분야 전문가다. 30여년간 금융회사 등에 대한 감사와 컨설팅을 하며 내공을 길렀다. 외환위기 당시 금융권 구조개편작업에 참여한 이력도 지녔다.◆조직 추스를 리더십 중요성 부각

후보들의 리더십에는 의문을 나타내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 하영구 양승우 이동걸 후보는 ‘외부 출신’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당장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외부 불가론’으로 회추위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조직 안정화를 위해선 내부 출신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내부 출신 후보들은 최고경영자(CEO) 경험이 부족해 리더십을 검증받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장이나 계열사 사장을 거치지 않은 사람에게 그룹 회장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회장이 된 후 계열사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KB금융의 쇄신을 위해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황영기 후보의 경우 내부 출신으로 분류되면서 유일하게 CEO 경험도 있다. 하지만 감독당국의 제재에 반발해 오랜 기간 법정공방을 벌인 점이 만만찮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일규/하수정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