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증시 前弱後中…소비株가 주도"

10개 증권사 증시 전망

코스피 저점 1900~1950…연말께 반등 예상
금융·음식료·통신株 등 주목…배당株도 재조명
코스피지수가 1970선으로 밀렸다. 슈퍼 달러로 인한 외국인 매도세가 직접적 원인이다. 기업실적 및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 약화 등 잠복해 있는 악재에 따른 우려 역시 크다. 코스피지수가 1900에 근접할 것이라는 극단적 전망도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이 10개 증권사의 증시 전망을 조사한 결과 4분기엔 전약후중(前弱後中)의 장세를 예상한 곳이 대부분이었다. 코스피지수 저점은 1900~1950, 고점은 2250을 보는 시각도 있지만 2100을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국인 매도 장기화코스피지수 하락의 ‘주범’ 중 하나인 원·달러 환율의 올해 예상 고점에 대해서는 달러당 1080~1100원이 제시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인해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올해 원·달러 환율 고점은 달러당 1100원으로 예상되고 코스피지수는 1900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가 턴어라운드할 때까지 코스피지수는 1900~2060 사이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049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 전환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3년 동안 외국인 순매수 경향은 평균 5개월간 10조원 전후였다”며 “이미 4월부터 외국인이 11조원대를 순매수했기 때문에 추가 유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소비·통신주 주목전문가들은 4분기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러도 은행 증권 등 금융주, 통신 유통 음식료 등 내수주, 화장품주 같은 중국 소비 관련주,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주 등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유가증권시장의 3분기 전체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20% 줄어든 20조원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에 따른 이익 증가 기대와 배당 매력이 있는 통신주, 서울 삼성동 부지 매각 차익이 발생한 한국전력 등은 4분기 실적 개선이 가능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송흥익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도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음식료주는 원자재가격 하락 등으로 3분기에 선방했고 4분기에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배당이 다시 증시의 화두가 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주가 조정으로 예상 배당수익률이 올라간 배당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자동차, 정보기술(IT), 화학, 조선 등 ‘중후장대(重厚長大)’형 종목은 주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수준인 1950선 아래에서는 저가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차익을 중시하는 유럽계 자금은 최근 어느 정도 빠져나갔다고 본다”며 “단기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PBR 1배 수준에서는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