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가요계 휩쓴 '더 클래식' 컴백

17년 만에 미니 앨범 발표
내달 15, 16일 연대서 공연
‘더 클래식’의 김광진(왼쪽)과 박용준.
1994년 가요계를 휩쓴 ‘마법의 성’은 ‘더 클래식’을 스타 반열에 올린 곡이다. 더 클래식 1집에 수록된 이 곡은 폭발적 인기를 끌며 7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를 기록했다. 더 클래식은 김광진(50)의 담백한 목소리와 박용준(45)의 세련된 편곡이 어우러져 음악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7년 3집을 발표하고 활동을 중단한 더 클래식이 17년 만에 미니 앨범을 내며 팬들에게 돌아왔다. 7일 서울 명동에서 만난 더 클래식 김광진·박용준 씨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고전으로 남을 수 있는 곡을 만들겠다는 결성 초기의 뜻을 되새기고 있다”며 재결성 소감을 밝혔다.더 클래식의 새 앨범 ‘memory&a step’은 어쿠스틱 음악을 기본으로 여러 스타일의 곡을 담았다. 수록곡 ‘우리에겐’과 ‘종이 피아노’는 지난달 29일 먼저 공개돼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김씨는 “여러 곡을 쓰고 그 안에서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골라냈다”며 “디스코 펑키 스타일의 곡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유명 가수라는 타이틀과 함께 증권가에서 잘나가던 펀드매니저로도 유명하다. 박씨 또한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편곡·건반 연주자다. 17년 만의 재결성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김씨는 “노래 음역이 넓어지는 등 20년 전보다 발전한 면이 있는 데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수월히 음반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도 “신석철(드럼), 함춘호(기타) 같은 옛 동료와 같이 음반을 만든 순간이 가장 소중했다”고 말했다.

더 클래식이 데뷔한 지 20년, 가수와 팬을 비롯한 음악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새 앨범을 내며 흔한 뮤직비디오 하나 찍지 않은 그들이 낯설어 보일 정도다. 김씨는 “남들이 좋아하는 음악보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진정성 있게 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며 가치투자 원칙을 지닌 전직 펀드매니저다운 답을 내놨다.더 클래식은 오는 15일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앨범 감상회를, 내달 15~16일엔 연세대 백양콘서트홀에서 2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마법의 성, 여우야는 물론 ‘편지’ ‘동경소녀’ 같은 히트곡도 부를 계획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