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투어 휩쓰는 한국 골퍼들…"또 우리끼리 우승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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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지난주 통산50승…대회 1~4위 모두 한국선수지난 주말 막을 내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톱컵도카이클래식에서 김승혁(28)이 의미있는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고(故) 연덕춘의 1941년 일본오픈 우승 이후 한국 선수의 통산 50번째 우승컵이었다. 게다가 이 대회에서 김형성(34·현대자동차)과 황중곤(22)이 1타 차 공동 2위, 허인회(27)는 4위를 기록하며 1~4위를 휩쓸었다. 대회 상위 12위 안에 7명의 한국 선수가 포진하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방불케 했다.
이보미·안선주·신지애 女 상금랭킹 1~3위 '독식'
여자들은 한술 더 뜬다. 올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상금랭킹 1~3위가 모두 한국 선수다. 스물여섯 살 동갑내기인 이보미 안선주 신지애가 나란히 1~3위를 달리고 있다.◆톱랭커 2~3명 중 1명은 한국인
올 시즌 일본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초강세는 성적으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여자는 상금랭킹 ‘톱10’에 이보미 안선주 신지애와 7위 이나리 등 1988년생 동갑내기 4인방과 8위 이에스더(28) 등 5명이 들었다. 톱랭커의 절반이 한국 선수다. 이어 전미정(32)이 18위, 이지희(35)가 20위를 달리는 등 상위 20명 가운데 7명이 한국 선수로 채워졌다.
남자는 ‘톱10’에 4위 김형성, 6위 장동규(26) 등 2명이지만 10위권대에 4명(12위 김승혁, 13위 장익제, 15위 이경훈, 18위 권기택), 20위권대에 5명(22위 허인회, 23위 박상현, 25위 이상희, 26위 김경태, 29위 황중곤)이 포진해 있다. 상위권 선수 3명 중 1명은 한국 선수인 셈이다.여자 선수들은 지난주까지 열린 JLPGA투어 29개 대회에서 12승을 올렸다. 우승 확률이 41.4%에 달한다. 신지애 4승, 이보미 3승, 안선주 3승 등 3명이 10승을 합작했고 이에스더와 정연주(22)가 각각 1승을 거뒀다. 앞으로 남은 대회는 8개다. 한국 선수들은 2012년 역대 시즌 최다승인 16승을 합작한 바 있다. 남자들은 올 시즌 15개 대회서 3승(김형성 장동규 김승혁)을 차지했다.
◆남녀 동반 상금왕 도전
여자 투어에선 올해 한국 선수의 상금왕 탄생이 유력하다. 1위 이보미가 1억730만엔(약 10억5300만원), 2위 안선주 1억549만엔(약 10억3500만원), 3위 신지애 9659만엔(약 9억4800만원), 4위 나리카 미쓰즈(일본)는 8786만엔(약 8억6250만원)이다.남자도 상금왕에 도전한다. 5638만엔(약 5억5000만원)으로 상금랭킹 4위인 김형성과 8403만엔(약 8억2500만원)으로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후지타 히로유키(일본)의 상금 격차는 2765만엔(약 2억7000만원) 정도다. 앞으로 남은 9개 대회 가운데 총상금 2억엔, 우승상금이 4000만엔에 달하는 초특급 대회가 일본오픈, 던롭피닉스오픈 등 4개나 남아 있다. 여기서 선전할 경우 충분히 상금왕 역전이 가능하다.
◆‘일본파’ 상금 수입, ‘미국파’ 넘을까
올해 사상 처음으로 일본 남녀 투어에서 벌어들인 엔화 상금 수입이 미국 남녀 투어 선수들의 달러 상금 수입을 추월할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미국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벌어들인 상금은 여자가 1239만4991달러, 남자가 487만8737달러 등 총 1727만3728달러(약 184억1500만원)였다. 일본에선 지난해 남자 6억6674만엔, 여자 6억5430만엔 등 총 13억2104만엔(약 129억7000만원)을 획득했다.연도별로 보면 미국파는 2010년 1813만달러, 2011년 1950만달러, 2012년 2033만달러 등 매년 200억원 안팎의 상금 수입을 올렸다. 반면 일본파는 2010년 11억3092만엔, 2011년 13억1502만엔, 2012년 15억1494만엔으로 미국파보다는 낮은 상금 수입을 보였다.
상금랭킹 ‘톱50’에 든 선수들의 상금 수입을 비교해 보면 일본은 현재 남자 4억7182만엔, 여자 5억9623만엔 등 총 10억339만엔(약 98억5000만원)을 기록 중이고 미국은 남녀 합쳐 1165만달러(약 124억1300만원)다. 미국 PGA투어는 시즌이 종료된 상태여서 일본파들이 유리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