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장 시벨리우스 '슬픈 왈츠'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장 시벨리우스
10월이 돼서야 비로소 가을을 느낀다. 저절로 옷깃을 세우게 되는 날씨에 뭔가 쓸쓸함이 밴 음악을 듣고 싶어지는 것도 인지상정인 듯하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1865~1957)의 ‘슬픈 왈츠’는 손위 처남이 쓴 연극을 위해 부수음악의 하나로 작곡한 것이다.원래 곡이 연주되는 장면은 죽음의 침상에 누워 있던 여인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왈츠 선율에 홀린 듯 일어나 춤을 추는 부분이다. 이 방에 유령 손님들도 나타나 함께 춤을 춘다. 연극의 제목 ‘쿠올레마’는 죽음이란 뜻이다.

지금은 독립된 곡으로 인기가 높아졌는데, 더 이상 죽음으로 범위를 한정할 필요가 없이 온갖 종류의 슬픔을 떠오르게 한다. 아련한 과거의 추억, 헤어진 연인, 죽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 좌절의 고통…. 이 모든 것이 겨우 6분짜리 관현악 소품에 담겨 있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