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 개발' 美 에릭 베치그 등 3명

세포·분자 화학반응 관찰 활용
올해 노벨 화학상은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살아 있는 세포까지 볼 수 있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을 개발한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8일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에릭 베치그 미국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그룹리더(54), 슈테판 헬 독일 막스플랑크 바이오물리화학연구그룹장(52), 윌리엄 모너 미국 스탠퍼드대 화학과 교수(61)를 선정했다.광학현미경을 사용할 때는 가시광선 파장의 절반보다 작은 200나노미터 크기의 물질을 구별하지 못했다. 이보다 작으면 하나의 점으로만 보였다. 전자현미경으로는 더 작은 것을 볼 수 있지만 살아있는 세포와 분자에는 적용할 수 없었다. 이번 수상자들은 빛의 한계를 넘어 200나노미터보다 작은 바이러스와 단백질 등의 변화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헬은 1994년 ‘유도방출억제(STED·stimulated emission depletion) 현미경’을 개발했다.

베치그와 모너는 1989년 ‘팜 현미경’ 이론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작은 분자가 여러 개 겹쳐 있을 때 인위적으로 빛을 내도록 만들어 이를 영상으로 기록한다.성재영 중앙대 교수는 “올해 수상자들은 나노미터 크기의 살아 있는 세포와 작은 단일 분자가 일으키는 화학반응을 처음으로 관찰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 등에서 세포 내부의 현상을 이해하고 신약 개발을 위한 화학반응을 관찰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