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스타' 김효주, 내년 韓·美 LPGA 동시 출격
입력
수정
지면A25
美 15개·韓 10개 대회 출전…韓·美투어 모두 상금왕 도전지난달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미국 LPGA투어 출전권을 획득한 김효주(19·롯데·사진)가 내년에 미국과 한국, 양대 LPGA투어에서 뛰기로 했다.
체력 부담·출전대회수 적어 타이틀 경쟁서 불리할 수도
김효주 측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접고 미국에서 생활하며 미 투어에 전념하는 것보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대회에 출전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면서 “내년도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정을 맞추는 데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양대 투어를 소화하는 것은 김효주가 처음이다.○미 투어 최소 출전 기준은 10개
미 LPGA투어는 시드를 유지하려면 최소한 10개 대회를 뛰도록 하고 있다. 김효주 측은 국내 시즌이 개막하기 전 4~5개의 미국 대회에 나간 뒤 6~9월 열리는 미 메이저대회에 참가하고, 10월부터 아시아지역에서 열리는 6개의 미 투어에 출전하면 10개 대회를 넘기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10개 대회만 뛴다고 해서 제약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회에 불참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대회가 열릴 때 미 투어에 출전하지 않고 한국 대회에 참가하면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물린다. 3개 대회까지는 벌금을 면제하고 네 번째 대회부터 벌금을 부과한다. 일정이 겹치는 7개 대회 정도를 국내에서 뛴다고 가정하면 10만달러가량의 벌금을 각오해야 한다.○올해 우승한 국내 대회는 뛰어야
김효주는 올해 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해 2018년까지 국내 풀시드를 획득했다. KLPGA투어는 다행히 최소 출전 대회 수 기준이 없다. 대회에 나서지 않아도 시드가 유지된다.
다만 김효주가 올해 우승한 대회는 내년에 뛰어야 한다. KLPGA의 ‘디펜딩 챔피언 대회 출전 규정’에 따르면 천재지변, 본인의 출산·결혼 및 입원치료, 4촌 이내 친척 사망 외에 불참할 경우 우승상금 전액을 벌칙금으로 내야 한다. 해외 투어에서 활동할 경우 상벌위원회에서 별도로 심사해 이를 면제한다는 예외조항이 있지만 우승한 대회는 우선적으로 출전 대회 리스트에 포함시켜야 한다.
○미국 15개, 한국 10개 이상 출전 가능
김효주는 겨울에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훈련을 마침과 동시에 내년 2월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각각 열리는 혼다LPGA타일랜드와 HSBC여자챔피언스에 출전할 계획이다. 이어 미국으로 건너가 기아클래식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을 뛰고 국내로 돌아와 후원사 대회인 롯데마트여자오픈에 나선다. 다음으로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되는 LPGA롯데챔피언십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스윙잉스커츠LPGA클래식을 뛴다.5월에는 국내 대회에 집중하고 6~9월에는 후원사 대회인 롯데칸타타여자오픈과 올해 우승한 KLPGA 대회에다 미국 LPGA투어 메이저대회, KLPGA투어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 출전한다. 10월부터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미 LPGA투어 ‘아시안스윙’에 차례로 참가한다. 이렇게 하면 미국 투어는 15개 대회 정도, KLPGA투어는 10개 대회 이상 출전할 수 있다.
○한·미 양대 투어 동시 상금왕 도전
‘올해 최고의 스타’ 김효주가 한·미 양대 투어를 소화하면 후원사, KLPGA투어, 방송사, 팬 모두에 희소식이다. ‘명품 스윙’을 국내에서 계속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투어 발전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의 PGA투어에서 활약하며 양대 투어 상금왕에 오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처럼 김효주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상금왕에 등극하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에 도전할 수도 있다.다만 두 나라를 오가는 장기 레이스로 인한 체력 부담은 극복해야 한다. 아울러 미 투어에만 전념하는 박인비(26·KB금융그룹),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라이벌들과의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 출전 대회 수 부족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