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스타' 김효주, 내년 韓·美 LPGA 동시 출격
입력
수정
지면A25
美 15개·韓 10개 대회 출전…韓·美투어 모두 상금왕 도전
체력 부담·출전대회수 적어 타이틀 경쟁서 불리할 수도

김효주 측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접고 미국에서 생활하며 미 투어에 전념하는 것보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대회에 출전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면서 “내년도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정을 맞추는 데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양대 투어를 소화하는 것은 김효주가 처음이다.○미 투어 최소 출전 기준은 10개
미 LPGA투어는 시드를 유지하려면 최소한 10개 대회를 뛰도록 하고 있다. 김효주 측은 국내 시즌이 개막하기 전 4~5개의 미국 대회에 나간 뒤 6~9월 열리는 미 메이저대회에 참가하고, 10월부터 아시아지역에서 열리는 6개의 미 투어에 출전하면 10개 대회를 넘기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10개 대회만 뛴다고 해서 제약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회에 불참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대회가 열릴 때 미 투어에 출전하지 않고 한국 대회에 참가하면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물린다. 3개 대회까지는 벌금을 면제하고 네 번째 대회부터 벌금을 부과한다. 일정이 겹치는 7개 대회 정도를 국내에서 뛴다고 가정하면 10만달러가량의 벌금을 각오해야 한다.○올해 우승한 국내 대회는 뛰어야
김효주는 올해 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해 2018년까지 국내 풀시드를 획득했다. KLPGA투어는 다행히 최소 출전 대회 수 기준이 없다. 대회에 나서지 않아도 시드가 유지된다.
○미국 15개, 한국 10개 이상 출전 가능
김효주는 겨울에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훈련을 마침과 동시에 내년 2월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각각 열리는 혼다LPGA타일랜드와 HSBC여자챔피언스에 출전할 계획이다. 이어 미국으로 건너가 기아클래식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을 뛰고 국내로 돌아와 후원사 대회인 롯데마트여자오픈에 나선다. 다음으로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되는 LPGA롯데챔피언십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스윙잉스커츠LPGA클래식을 뛴다.5월에는 국내 대회에 집중하고 6~9월에는 후원사 대회인 롯데칸타타여자오픈과 올해 우승한 KLPGA 대회에다 미국 LPGA투어 메이저대회, KLPGA투어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 출전한다. 10월부터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미 LPGA투어 ‘아시안스윙’에 차례로 참가한다. 이렇게 하면 미국 투어는 15개 대회 정도, KLPGA투어는 10개 대회 이상 출전할 수 있다.
○한·미 양대 투어 동시 상금왕 도전
‘올해 최고의 스타’ 김효주가 한·미 양대 투어를 소화하면 후원사, KLPGA투어, 방송사, 팬 모두에 희소식이다. ‘명품 스윙’을 국내에서 계속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투어 발전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의 PGA투어에서 활약하며 양대 투어 상금왕에 오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처럼 김효주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상금왕에 등극하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에 도전할 수도 있다.다만 두 나라를 오가는 장기 레이스로 인한 체력 부담은 극복해야 한다. 아울러 미 투어에만 전념하는 박인비(26·KB금융그룹),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라이벌들과의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 출전 대회 수 부족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