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음란할 애에 비녀(一) 하나 더하면 독할 독(毒)
입력
수정
지면A27
한자어원사전‘毒(독할 독)’이라는 한자는 ‘(음란할 애)’에 비녀를 뜻하는 가로획(一)이 하나 더 더해진 모습이다. 옛사람들은 머리에 비녀를 여럿 꽂아 화려하게 장식한 여인(母)이 ‘농염하다’고 생각했고, 남자를 파멸로 이끄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여겼다. 한자 ‘毒’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하영삼 지음ㅣ도서출판3ㅣ1052쪽│7만원
어원을 알면 한자를 익히고 이해하기 쉬워진다. 하영삼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장이 펴낸 《한자어원사전》은 행정전산망 코드에 나오는 한자 4888자를 비롯해 모두 5181자의 어원을 밝히고, 의미의 파생과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사전이다.갑골문 금문 석각문자 등 각종 최신 출토 한자의 실물 자형을 재현했고, 중국 최고 한자연구소로 꼽히는 ‘화둥사범대(ECNU) 중국문자 연구·응용센터’의 최신 연구 성과와 자료를 반영해 제작했다.
형성 구조의 소리부를 의미와 연계해 의미적 속성과 음성적 속성을 함께 가진 한자의 특성을 보여준다. 자형, 훈독, 한어병음, 간화자, 이체자, 부수, 획수 등 한자가 가진 속성을 제시해 한자 학습이나 한자 교재, 한자 강의, 한자능력 검정시험 등 다양한 목적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 소장은 머릿말에서 “한자를 이해하는 첩경은 어원의 이해”라며 “앞으로 7000자 이상의 더 완비된 사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