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공포서 경제 공포로 "에볼라 피해규모 최대 326억弗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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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GDP 12% 감소 전망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가 사망한 가운데 에볼라 확산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에볼라가 서아프리카 초기 발병 3개국에서 조기에 차단되지 않으면 경제적 피해 규모가 최대 326억달러(약 35조12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세계銀 "국경 폐쇄 등 대응 필요"
세계은행은 9일 연례회의를 앞두고 발표한 보고서에서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에서 에볼라가 진정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에볼라가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조기 차단되지 못하고 주변 국가로 퍼지면 연내 경제적 피해 규모가 74억달러에 달하고, 내년 말까지는 326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이베리아는 에볼라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은행은 “이 같은 피해 규모는 개별 국가뿐 아니라 서아프리카 전체 지역으로 봤을 때도 막대한 수준”이라며 “에볼라에 대한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국경 폐쇄나 항공편 중단 등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에볼라는 아프리카를 넘어 미국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인 라이베리아 출신 남성 토머스 에릭 던컨(42)은 격리 치료 중에 지난 8일 사망했다.외신이 미국 노스이스턴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 보도한 것에 따르면 항공사들의 운행 경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에볼라가 이달 말까지 프랑스에 도달할 확률은 75%, 영국은 50%다. 항공사들이 서아프리카 지역으로 가는 항공편을 지금보다 80% 줄이면 각각의 확률은 25%, 15%로 낮아진다. 에볼라는 서아프리카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볼라 확산을 우려한 유럽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유럽 내 항공, 호텔 관련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 3월 처음으로 에볼라 환자가 확인된 이후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에서 에볼라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8033명이며 이 가운데 3865명이 사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