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 정책만으론 경기부양 쉽지 않아…구조개혁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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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질 높이려면 내수기반 활성화해야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지금의 소비나 투자 부진에는 구조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구조개혁을 병행하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 총재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성장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수기반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내수가 부진하면 고용유발 효과가 작고 체감경기도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는 경제 활성화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구조개혁 과제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소기업 간 불균형을 지목하고 서비스업의 생산성 제고를 막는 진입장벽이나 노동시장 문제 등을 거론했다.이 총재는 정부의 추가 금리 인하 ‘압박’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만 경기가 부진할 때 살리는 효과는 전혀 없는 건 아니더라도 기대만큼 세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가 좋은 효과만 있다면 왜 금리를 안 내리겠느냐. 금리 조정에 따른 득실을 살펴봐야 한다”며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과 소비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뜩이나 많은 가계부채를 더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가계 소비 및 기업 투자 위축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8월에 금리를 인하한 뒤 소비심리는 다소 개선됐으나 기업 투자 심리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이 총재는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 중반대’로 하향 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1분기 성장률이 3.9%였는데 2분기에 예상보다 더 떨어져 3.5%를 기록했다”며 “4분기 상황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성장률이 IMF가 제시한 수치(3.7%)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