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논문 대신 '산업체 경력'으로 공대 교수 뽑는다

업무·연구실적 중점 평가
서울대가 산업체 근무 경력이 있는 공과대학 교수 채용에 나섰다. 서울대에서 산업체 근무 경력을 조건으로 전임교수를 뽑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는 ‘3년 이상 산업체 경력자’ 한명을 공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채용하기 위해 오는 21일까지 지원받는다고 10일 밝혔다.채용 공고를 보면 ‘설계’나 ‘유체공학’ 등 기계공학의 특정 세부전공이 명시되지 않았다. 최해천 기계항공공학부 학부장은 “가장 적합한 분을 모시기 위해 ‘기계공학산업응용’으로 문호를 넓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근무 경력자 채용은 그동안 교수를 선발하고 평가할 때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지수)급’ 논문게재 실적만 따지다 보니 대학이 산업현장과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서울대 공대에선 병역특례제도인 ‘전문연구요원’ 출신을 제외하면 기업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교수가 없다.

서울대는 이번 채용을 통해 산학협력 등 기업과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건우 공대학장은 “공대가 산업현장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대의 산업체 경력자 교수 채용은 정부의 공대혁신 방안 중 하나다. 지난 4월 청와대에서 열린 제8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이준식 공대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전 서울대 연구부총장)은 “서울대가 산업체 경력을 가진 공대교수 두 명을 뽑을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나머지 한 명은 내년에 채용할 계획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