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뇌관' 그림자 금융 손본다

FSB, 헤지펀드가 돈 빌릴 때 담보비율 높이기로
주요 20개국(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가 그림자금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FSB가 그림자금융 부문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그림자금융기관이 단기간 돈을 빌릴 때 더 많은 담보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14일 보도했다. 그림자금융은 제도권 밖에서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기관 및 금융활동을 총칭하는 말로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이 포함된다.그림자금융기관은 금융위기 이후 레포(환매조건부채권) 시장을 통해 많은 돈을 빌려왔으며, 이에 따른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FSB의 규제는 여기에 집중돼 있다. 앞으로 그림자금융기관이 레포시장에서 돈을 빌릴 때 제공하는 담보물은 만기 1~5년짜리 회사채를 기준으로 채무상각(헤어커트) 비율 1.5%가 적용된다. 기존 1%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주식 담보비율도 4%에서 6%로 상향됐다. 100달러를 빌리기 위해선 106달러의 담보를 내야 하는 것이다.

FT는 “과도한 대출을 막아 2008년과 같은 위기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위기에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게 담보 가치를 올리는 등 규제 수위를 높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FSB는 담보비율을 높이면 지나친 레버리지(차입)를 막아 갑작스런 유동성 리스크 등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 겸 FSB 의장은 “새로운 규정은 전 세계 그림자금융 분야 개혁에 커다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FT는 “국채시장이 받는 타격을 우려한 일부 정부의 반대로 정부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에는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지 못했다”며 감독의 사각지대가 생긴 것을 우려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