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국제무대' 데뷔한 김무성

시진핑과 만나 현안 논의

시진핑 "6자회담, 한반도 평화 위한 최적의 틀"
김무성 "中 북핵 불용 원칙 든든히 생각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첫 번째)에게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세 번째)을 소개하고 있다. 이 의원 뒤로 이병석 전 국회 부의장(네 번째)과 김문수 당 보수혁신위원장(다섯 번째)이 서 있다. 연합뉴스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 북핵 문제 등 양국 외교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 대표와 시 주석의 만남은 지난해 1월 박근혜 대통령 특사단장 자격으로 박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김 대표는 30여분간의 면담에서 “시 주석이 취임 이후 성역없는 반부패 정책을 펴고 있는데 대해 한국 국민들은 큰 관심을 갖고 이 개혁이 성공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이나 중국 모두 청렴 정치가 국격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한국은 시 주석의 단호한 북핵 불용 원칙을 마음 든든히 생각하고 있다”며 “한반도 번영과 평화통일을 위해 시 주석의 계속적인 관심과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이에 대해 시 주석은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6자회담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가장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최적의 틀”이라며 “6자회담이 효과적으로 가동돼야 한반도 비핵화를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남북이 고위급 회담에 합의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원만하게 풀어질 좋은 징조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지엽적인 문제는 남북 양국이 대화로 신뢰를 쌓아가며 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당 대표에 취임한 김 대표가 첫 해외 방문 국가로 중국을 선택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과거 유력정치인들이 미국 방문을 선호한 것과 다른 행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 대표의 첫 해외 방문국을 중국으로 정한 특별한 정치적 목적은 없다”며 “작년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양국 간 정당정책 대화 일정이 이번에 잡힌 데다 18대국회 때 한·중 의원외교협의회 회장을 지냈던 김 대표가 중국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당 보수혁신위원장 등 당내 비주류 거물들이 포함된 12명의 매머드급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정치권은 김 대표의 대권 행보가 가시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김 대표와 시 주석의 만남에 앞서 새누리당과 중국 공산당은 이날 오전 ‘법치를 통한 반부패와 청렴사회 건설’을 주제로 제1차 한·중 정당정책 대화를 개최했다. 김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중국 공산당의 반부패 노력과 새누리당의 혁신운동은 같다”며 “근검과 절약이라는 작은 실천부터 뇌물 수수와 같은 부패까지 바로잡아 나갈 때 정치가 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대외연락부장은 “한국의 현대화 과정은 모범이 되고 있고, 우리도 배울 점이 많다”며 “특히 경제·문화 분야에 있어 한국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김문수 위원장은 주제발표에서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상임위 회의 수당제나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