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교육청 '무상복지의 덫'] 최경환 "누리사업은 의무"…소요경비 교부금에 반영

차질없는 사업시행 강조
교육부와 긴밀하게 협의
황우여 교육부 장관(왼쪽)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누리과정 예산 삭감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지방 교육청의 예산 부족 문제를 촉발한 누리과정 사업이 차질없이 시행돼야 한다고 15일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견을 열고 “내년 누리과정이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양 부처가 협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누리과정은 소득에 상관없이 3~5세 취학 전 아동 모두에게 유치원·어린이집 비용을 지원하는 교육 복지 사업이다.최 부총리는 이어 “누리사업은 국민의 바람을 반영해 만든 현행 법령상의 의무사항으로 하고 싶다고 하고, 하기 싫다고 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7일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들이 “정부 사업인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지방 교육 재정이 파탄났다”며 “내년 어린이집 보육료는 편성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최 부총리는 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교육감들이) 국민과 어린이를 볼모로 정부를 위협하는 결과가 된 것은 유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황 장관도 “누리과정은 아이들이 출발선상에서 교육 평등을 실현하고 저출산 문제를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중차대한 정책”이라며 “교육부는 어린이집을 포함해 누리과정 소요 예산에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하고 지원 방안을 예산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어린이집을 포함한 내년 누리과정 전체 소요 경비를 산정해 교부금에 반영·교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는 중앙정부가 지방 교육청에 지원하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은 내국세의 20.27%로 정해져 있어 교부금 총액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 각 지방교육청에 추가로 지급되는 예산은 없는 것이다.이에 대해 박재성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장은 “이번 발표는 중앙정부가 우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이해한다”며 “앞으로 국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완/정태웅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