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달렸는가에 따라…아웃도어 가격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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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B6
Best Practice
고어텍스 개발한 고어社
내구성 강한 고어텍스
땀 배출하고 비바람 막아줘
창업자 아들이 지하실서 개발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라인홀트 메스너가 입어 유명
첫 우주왕복선 우주복
남극탐험가들 필수 방한복
내구성·구겨짐·방수성…
시제품 100여가지 테스트
기능 떨어지면 수선·교환·환불
이제는 익숙해진 고어텍스는 고어사가 1972년 개발한 제품이다. 설립 당시 창업자 윌버트 고어의 지하실에서 시작된 고어사는 창업 57년째인 지금 세계 30개 지역, 45개 사업장을 두고 종업원 1만명이 근무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했다. 지난해 매출은 30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 달한다.작은 실수에서 나온 큰 발견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다. PTFE가 플라스틱 재질이므로 열을 가해서 천천히 당겨주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계속 끊어졌다. 거의 포기 상태에서 실수로 테이프를 확 뗐을 때였다. 그동안 늘어나지 않던 원료는 10~20%가 아니라 1000%에 가깝게 늘어났다.
이렇게 늘어난 합성수지는 강한 강도는 유지하면서도 통기성은 뛰어났다. 공기가 통과할 수 있는 구멍이 뚫린 분자구조였기 때문이다. 이 구멍으로 입자가 작은 수증기 형태의 땀은 통과할 수 있었고, 비와 같은 물은 막는 독특한 특징도 갖고 있었다. 바로 이것이 고어사를 세계적인 회사로 발전시킨 고어텍스의 시작이었다.‘메이드 바이 고어텍스(made by Goretex)’
먼저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울이나 사포 등을 이용해 천을 반복해서 문지르는 마틴데일 테스트를 실시한다. 몇 시간씩 구기고 당기는 것을 반복한 후 방수 기능이 그대로 작용하는지 확인하는 구겨짐 테스트, 방수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이슬비부터 호우까지 다양한 우천 환경에서 방수가 되는지 확인하는 레인 룸 테스트 등도 반드시 거치는 절차 중 하나다. 고어사는 제품 테스트 방법을 직접 개발하고, 특허 출원할 정도로 제품 성능 관리 및 품질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어텍스를 그 자체로 브랜드로 만든 것도 고어사의 전략이다. 원료 제조사로 납품 회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고어텍스를 알리는 데 노력한다. 지금도 고어텍스는 ‘개런티드 투 킵 유 드라이(GUARANTEED TO KEEP YOU DRY)’라는 책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고어텍스로 만든 제품을 입거나 세탁했을 때 기능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면 고어사에 직접 불만을 접수하면 된다. 고어사는 제품의 성능을 실험하고, 기능이 떨어졌을 경우 수선, 교환, 환불해준다.
상사도 부하도 없는 평등 조직
고어사는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직원들을 믿고, 그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창업주인 고어는 “인간에 대해 믿음을 가지면 작은 조직에서 강한 힘이 나온다”고 늘 강조했다. 고어사는 완벽한 수평 조직으로 상사나 직급이 없고 모두가 동료다. 일반 회사에서는 직급에 따라 업무가 주어지지만 고어사에서는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동료와 리더가 함께 일한다. 아이디어는 상사의 지시가 아닌 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이를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고어사에는 큰 조직도 없다. 한 조직이 너무 커지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공장이나 한 조직이 200명을 넘으면 둘로 쪼개 작은 조직으로 만든다. 작은 조직 내에서 서로 잘 알기 때문에 필요한 역량을 가진 사내 전문가들을 파악해서 프로젝트마다 팀을 조직하고 효율적으로 일한다. 고어는 “쪼개라. 그래야 더 다양해질 수 있다”며 “작은 조직에서 모든 구성원이 오너십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일할 때 창의와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어사 직원들은 고어의 직원 참여제로 알려진 ‘직원 지주제도’를 통해 주주로서 기업에 참여한다. 매년 직원들은 연봉 외에도 추가로 자신의 전체 연봉의 일정 비율을 자신의 개인 주식계좌로 받는다. 수년에 걸쳐 보유 주식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런 지분 소유 제도는 직무에 관계 없이 모든 직원에게 적용된다. 직원이 퇴직 이후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퇴직 이후에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