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교육부 장관 "대학 때려부수기보다 수출산업으로 활용해야"

황우여 교육부 장관(사진)은 “대학 구조조정은 부작용이 많으며, 없애기보다는 교육시설과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16일 말했다.

황 장관은 이날 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우리 5000년 역사에 고등교육기관이 이렇게 여유 있는 게 처음인데 이걸 때려부숴서는 부작용이 많다”며 “동포와 외국인 학생 유치 등 수출산업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원 감축과 대학 통폐합 등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해온 교육부의 기존 입장과는 사뭇 다른 정책 기조여서 주목된다.황 장관은 “국내 대학은 세계, 최소한 아시아를 위한 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며 “라오스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미국이나 일본과는 거리감을 느끼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 700만명의 한국동포가 있는데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각국으로 돌아가면 한국과의 무역 등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장관은 “장관에 취임해 보니 이미 대학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방이 10개짜리 집을 유산으로 받았는데 식구가 적다고 방을 때려부수기보다는 친구나 어려운 사람에게 빌려주는 등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 시·도교육감과 중앙정부가 갈등을 빚는 것에 대해 황 장관은 “유치원과 보육원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우선 어린이집도 교육재정의 틀에서 해결하기로 했다”며 “교육재정이 어려워졌다고 원칙을 허물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황 장관은 “전일(15일) 최경환 부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예산 편성이 중단되는 일이 없음을 밝혀 국민을 안심시켰다”며 “지방교육채 발행 권한은 교육부 장관에게 있으며 (지방교육재정 내에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모자라면 지방채를 발행하겠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