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판매의 신화' 윤석금, 북클럽·렌털 사업으로 재기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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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관리 서비스 두 달새 1만5000명 돌파
화장품 방판 조직 늘려 소형가전 렌털 준비
부진했던 태양광사업, 내년 흑자전환 가능성

코웨이와 웅진식품 등 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1년4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한 웅진그룹은 현재 윤석금 회장의 장남 형덕씨와 차남 새봄씨가 각각 신사업추진실장(웅진씽크빅)과 기획조정실장(웅진홀딩스)을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북클럽, 두 달 만에 1만5000명
북클럽은 웅진그룹이 지난 2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시도하는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다. 여러 권의 책을 시리즈로 묶어 놓은 전집을 월 이용료를 받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출시 두 달 만에 이용자 1만5000명을 모았다.
웅진그룹의 특기인 렌털 개념을 도입한 게 먹혔다. 기존 전집의 판매방식을 바꿔 일정 기간(2~3년) 월 사용료(11만9000원)를 내면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이전하는 방식이다. 태블릿PC를 ‘북클럽’ 회원들에게 주고 여기에 책을 읽고 싶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독서관리 프로그램을 넣었다. 유민정 웅진씽크빅 차장은 “주기적으로 방문해 직접 독서관리를 해주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웅진씽크빅은 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달 300억원대의 신주 발행(유상증자)을 계획 중이다. 주가가 최근 많이 올라 자금 조달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식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정현 웅진씽크빅 경영지원실장은 “북클럽은 렌털처럼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한번 깔아 놓으면 안정적으로 사업이 운영되기 때문에 향후 씽크빅의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가전 렌털사업도 준비웅진홀딩스의 자회사 투투럽은 5월부터 화장품을 수입해 유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10여곳의 대리점을 통해 피부관리 전문점을 공략 중이며 방문판매도 일부 하고 있다.
웅진그룹은 이 방문판매 조직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코웨이를 매각(2013년 1월)했을 당시 ‘코웨이의 기존 사업에는 5년간 진출해서는 안 된다’는 겸업금지 조항에 묶여 있어 당장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사업에 뛰어들 수 없지만, 이 조항이 풀리는 2018년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방문판매 조직을 갖춰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소형 생활가전 렌털 시장에서 웅진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뚜렷이 각인돼 있기 때문에 5년이라는 공백 기간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코웨이를 여전히 웅진코웨이로 인식하고 있다”며 “5년 뒤 정수기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태양광은 턴어라운드 기대
적자가 나고 있는 태양광 사업도 내년에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광수 웅진에너지 사장은 “공정 개선과 효율화 작업으로 생산성을 높였고 제품 가격도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웅진에너지는 월 200억원 매출에 1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조만간 손익분기점은 맞출 수 있다는 게 신 사장의 설명이다.
시설투자에 필요한 자금 일부는 고객사인 미국 선에디슨으로부터 받기로 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15일 선에디슨으로부터 1000만달러(약 106억원)의 유상증자를 받는 방안을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신 사장은 “고객사를 다변화하기 위해 해외에서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에 많은 투자를 하는 일본 쪽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