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매우 안전한 투자처…美 QE 종료해도 영향 미미"

아눕 싱 JP모간 아시아 이사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 완화(QE) 종료에 대한 최선의 대비책은 구조개혁과 생산성 제고입니다. 경제 기초체력이 튼튼한 나라에서는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 등의 위기가 없을 겁니다.”

아눕 싱 JP모간 아시아 담당 이사(사진)는 17일 세계경제연구원과 삼성전자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다가올 Fed의 QE 종료가 아시아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강연에서 “각국의 거시건전성 등에 따라 양적 완화 종료의 충격파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싱 이사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을 지냈다.실제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이 양적 완화 규모를 점차 축소해 나가겠다(테이퍼링)고 처음 언급한 이후 현재까지 각국에서 나타난 반응이 달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올해 초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자본유출 등으로 크게 흔들린 인도 브라질 터키 등은 모두 경상수지 적자, 불충분한 외환보유액, 낮은 성장 잠재력 등으로 고전하던 나라들이었다”며 “경상수지 등 경제 기초가 탄탄한 한국 등은 위기를 비켜갔다”고 분석했다.

싱 이사는 결국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 잠재력 확충, 생산성 향상이 양적 완화 종료에 따른 충격파를 줄이고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방지하기 위한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역시 적정 수준의 물가상승률·환율·외환보유액 등 경제의 기초체력이 전제된 상태에서라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싱 이사는 “한국은 국제금융시장 참가자들이 매우 안전한 투자처로 평가하는 국가”라며 “양적 완화 종료에도 한국에서 외국인자금이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양적 완화 이후 한국으로도 자본이 많이 유입된 결과 구조개혁이 다소 지연된 측면이 있다”며 “양적 완화가 끝나가고 있으니 한국은 구조개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중장기적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