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자 - 伊 패션·디자인 협력 지원…"정부간 포괄적 MOU 맺자"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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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이탈리아 정상회담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ASEM 회의를 마치고 로마로 이동,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 및 마테오 렌치 총리와 잇따라 만나 양국 교역 투자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17건의 경제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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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들은 우선 패션 디자인 전자산업 등 두 나라가 강점인 분야에서 기업들 간 공동 연구개발(R&D) 및 기술이전, 산업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산업통상자원부-이탈리아 경제개발부) 간 포괄적 MOU를 맺자는 데 합의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경제규모에 비해 교역이 적은 양국 간에 교역투자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 간 MOU가 체결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이 이탈리아의 패션 및 섬유 디자인 분야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4건의 MOU를 맺었다. 안 수석은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패션 등 생활산업이 명품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명문 장수기업이 많은 이탈리아의 가업승계와 기술축적 경험을 전수받기 위한 MOU도 체결해 국내에서도 중소기업들이 가업승계를 통해 장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했다. 이와 관련, 한국 청년 인턴들이 이탈리아 장인기업의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KOTRA와 이탈리아 장인기업협회 간 MOU도 체결됐다.
두 나라는 또 기업 간 교역 투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KOTRA와 이탈리아 무역공사 간 정보교류 협력 제휴도 맺었다. 이를 통해 양국 기업들의 비즈니스 정보를 서로 공개해 상호 투자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두 나라 기업들이 제3국에 공동 진출할 경우 금융 조달이 쉽도록 지원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개별 기업 간 MOU로는 SK텔레콤이 이탈리아의 1위 완구업체인 지오치그룹과 교육용 로봇을 공동 개발해 유럽 시장에 판매키로 하는 제휴를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로마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이는 지난 8월 교황 방한에 대한 답례 차원이다. 박 대통령은 교황이 매주 수요일 아침에 일반인을 만나는 건물인 바오로 6세 홀에서 교황과 단독으로 한 시간가량 면담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통일된 한국에서 교황님을 다시 뵙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교황은 “동북아 평화와 화해, 그리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같이 기도합시다”라고 화답했다.박 대통령은 로마 방문에 앞서 밀라노에서 열린 ASEM 회의 도중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만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타결 의지를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과 리 총리는 FTA와 관련, “연말까지 협상 타결을 이루도록 독려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은 ASEM 자유토론에서 “최근 북한은 남북고위급대화 개최에 합의했지만 휴전선에서 총격전이 일어나 한반도 상황이 다시 위협받고 있다”며 “북한은 이중적인 면에서 벗어나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화의 끈은 놓지 않겠다”고 했다.
로마·밀라노=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