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보다 알짜 재건축 수주…대형건설사 '승부처'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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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철산주공 8·9단지는 GS 품으로

도심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확보하기 위한 대형 건설사 간 수주전(戰)이 가열되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규제 완화, 정비사업 공공관리 선택제 전환, 재건축 연한 단축 등 정부의 잇딴 부동산 부양책에 힘입어 주택시장 회복세가 뚜렷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분간 신도시 개발을 중단한다는 국토교통부 방침도 건설사들이 도심 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배경이다.○가열되는정비사업 수주전

포스코건설도 지난 3월 부산 연산2구역 재개발사업(1440억원)을 시작으로 대구 성당보성아파트 재건축사업(1247억원), 경북 구미시 원평1구역 재개발사업(1305억원·지분 45%) 등 5개 사업(7520억원)을 수주했다.
롯데건설도 지난달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 7단지를 SK건설과 공동으로 수주하는 등 올 들어 정비사업에서만 9000억원대의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 대우건설과 SK건설도 컨소시엄 등의 형태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개발 중심축은 도심 재생
대형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뛰어든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으로 시장 환경이 바뀌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는 높은 가격에 일반 분양을 요구하는 조합 측과 미분양을 우려해 이에 반대하는 시공사 간 마찰이 잦았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 활성화 정책을 잇따라 내놓은데다 최근 신도시와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개발 중심축이 도시 재생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서울 반포동에서 선보인 신반포1차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리버 파크’ 등 강남의 정비사업 단지가 큰 인기를 끌면서 건설사들이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건설사 정비사업담당 임원은 “주택 전문업체들과 달리 대형사들은 택지지구 용지 확보가 쉽지 않다”며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고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수주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대단지 중심의 선별적인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