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3D페어] 싸이 공연 3D로 감상…'韓流 3.0' 이끄는 기업들

월드3D페어

디스트릭트 '빅뱅' 홀로그램 공연
패뷸러스, 공연 실황 안방에서
카몬, 모바일 3D 기술 구현
< 3D 영상, 손에 닿을 듯 > ‘월드IT쇼 2014’를 찾은 관람객들이 20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 마련된 3D입체관에서 3차원 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부산=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한국 드라마부터 K팝까지 한류는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 사람이라는 1차 콘텐츠를 넘어서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한류 3.0’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2014 월드 3D 페어’는 최신 IT 기술을 다양한 문화콘텐츠와 접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이 행사엔 최신 IT 산업에 문화 콘텐츠를 입힌 디스트릭트, 패뷸러스, 카몬 등 많은 3차원(3D) 업체가 참여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전시장 한편에 면적 175㎡, 높이 5m 규모의 서커스 무대를 닮은 전시관이다.이곳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디스트릭트가 만든 360도 입체영상관인 ‘라이브 360’이다. 입체 안경을 쓰고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익살스런 캐릭터로 만들어진 가수 싸이가 관람객을 맞는다. 3D 영화관에선 평면 스크린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지만 이곳에선 원형 벽면 모두 스크린이어서 모든 각도에서 3D 영상을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쉴새없이 몸을 돌려가며 입체 영상을 감상하고 탄성을 자아냈다.

이동훈 디스트릭트 대표는 “기술과 콘텐츠의 단순 융합을 넘어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 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기술을 바탕으로 K팝, 문화 유산 등의 콘텐츠를 결합시키면 파급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디스트릭트와 KT, YG엔터테인먼트가 함께 만든 합작회사 NIK는 지난 1월 서울 동대문에 홀로그램 전용관인 ‘케이 라이브(K-Live)’를 열어 빅뱅, 2NE1, 싸이의 홀로그램 콘서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YG와 함께 지난 2월부터 넉 달 동안 도쿄와 오사카 등에서 진행한 홀로그램 콘서트를 관람한 관객수가 10만명에 달했다”며 “제주 중문단지에는 각 시대 인기 가수들의 영상을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전용관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곳에서 노래와 영상,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집적 시설’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에 맞춰 중국 하이난성에도 전용관을 만들 계획이다.

디스트릭트는 가수들의 공연을 입체적으로 영상화하는 것을 ‘시즌 1’으로 삼았다. ‘시즌 2’는 아이들이 유명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는 ‘키즈 아트파크’를 만들어 교육에 활용하는 것. 세계 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디지털 헤리티지’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3D 영상 콘텐츠 전문 회사인 패뷸러스는 뮤지컬, 콘서트 등 공연 실황을 집안에서 재현한다. 패뷸러스 부스에선 뮤지컬 ‘1789 바스티유의 연인’ 등의 극장용 3D 영상을 맛볼 수 있다. 이런 영상들은 기존 카메라로 찍힌 영상을 3D로 바꾼 것이 아니라 공연 기획 단계부터 3D 카메라로 촬영한 콘텐츠다. 박관우 패뷸러스 대표는 “패뷸러스는 3D 영상의 기술적 완성도는 물론 공연 자체의 특성을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3D 영상을 모바일로 즐기고 싶다면 3D 가상현실(VR) 영상 콘텐츠 업체인 카몬을 주목할 만하다. 카몬은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이용해 영상 속 주인공 시점에서 다양한 각도로 영상을 보여준다. 공연이 재생되는 스마트폰을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에 끼워 머리에 착용하면 눈앞에서 실감나는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다. 뒤를 돌아보면 환호하는 관객이 보이고 위를 보면 화려한 공연장의 조명을 눈앞엔 아이돌 가수를 현장감 있게 볼 수 있다. 윤정현 카몬 부대표는 “기술보다 콘텐츠를 풍부하게 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라며 “K팝을 시작으로 영화, 공연, 광고 등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