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문학이 된 文字, 100년 후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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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내달2일 세종문화회관 등서 '세계문자 심포지아'
국내외 언어전문가 20여명 '문자 생태계 서울선언'도

세계문자심포지아 2014는 ‘문자생태계, 그 100년 후를 읽는다’라는 주제 아래 국제 학술대회와 다양한 예술 행사로 나뉘어 진행된다. 개막일인 24일부터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5층 강연장에서 열리는 학술대회는 ‘문자와 문명’이라는 제목으로 세계 문자의 발달사를 살펴보고 문자가 문명사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조지 바비니오티스 아테네대 언어학과 석좌교수, 울리히 코족 하와이대 언어학과 교수, 모하메드 노 다이피 싱가포르 말레이어센터 원장, 강영봉 제주대 국어문화원장 등 국내외 언어전문가 20여명이 발표자로 나선다.문자가 모국어의 학문어(學問語)에 미치는 영향과 각국의 현실, 문화권별 문자의 종류, 발달사, 표기법 정책 등에 대해 토의한다.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학술대회 결과를 반영한 ‘세계 문자생태계 서울선언’도 채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기웅 열화당 대표는 “문자 생태계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해 국내외 학자들과 일반 청중이 토론하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학술대회”라고 소개했다. 그는 “문자와 문명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 각 문명과의 관계, 문자 자체의 다양한 역할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술행사는 ‘문자를 말하다’ ‘문자를 그리다’ ‘문자를 맛보다’ 등 3가지로 구성된다. 학문의 영역에 머물렀던 세계의 문자를 예술과 결합해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는 자리다. 오원배 동국대 미술학부 교수, 베른트 할프헤르 중앙대 미술학부 교수, 윤한솔 단국대 공연영화학부 교수,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이상봉 패션디자이너, 마붑 알엄 방글라데시 미디어 활동가 등 40여명의 예술가들이 전시와 설치, 퍼포먼스 등에 참여했다.‘문자를 말하다’에선 언어학자, 시인, 건축가, 음악인 등 각계 인사 50명이 문자와 인문학, 예술을 주제로 한 대화를 소개한다. ‘문자를 그리다’에선 아홉 명의 미술가들이 인문학자와 협력해 작업한 문자 관련 인포그래픽을 야외 공간과 온라인에서 전시한다. ‘문자를 맛보다’는 미술가, 건축가, 디자이너 등 18명이 20여개의 문자를 미술,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로 담아낸다. ‘고대 문자 체험’ ‘세계 문자 탁본 체험’ 등 관람객들이 세계 문자를 손으로 체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행사를 주최한 세계문자연구소는 전 세계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문화 다양성의 핵심인 언어·문자 생태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설립한 단체로 지난달 1일 출범했다. 유재원 한국외국어대 교수와 임옥상 화백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임 대표는 “문자야말로 문화 다양성의 상징적이고 구체적인 실례”라며 “엄숙한 행사가 아니라 인문학과 문화예술이 함께 어울리면서 문자를 가지고 즐겁게 한판 노는 자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