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패딩 전성시대…구입비 10년새 3배 늘어

삼성패션연구소 분석
男 36만원·女 24만원 지출
두툼하고 값비싼 이른바 ‘프리미엄 패딩’이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평균 패딩 구매단가가 10년 새 세 배가량 뛴 것으로 조사됐다. 올 겨울에도 100만~300만원대 제품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어 고가 패딩 전성시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남성들의 평균 패딩 구입금액은 2003년 11만4164원에서 지난해 36만1254원으로 3.2배 급등했다. 여성도 같은 기간 8만8840원에서 24만3774원으로 2.7배 올랐다. 패딩 한 벌을 사는 데 갈수록 더 많은 돈을 쓴다는 얘기다.패딩 구매단가는 2007년까지 큰 변화가 없다가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코오롱스포츠 등 아웃도어 패딩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2000년대 후반 50% 이상 뛰어올랐다. 1~2년 전부터는 캐나다구스 몽클레르 노비스 등 해외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며 한층 더 높아졌다.

삼성패션연구소는 “프리미엄 패딩 시장의 확대가 국내 겨울 외투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방한 기능을 넘어 ‘스타일’을 앞세운 수입 브랜드에 대응해 국내 업체들의 패딩 디자인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이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때마침 2010~2012년 겨울 한파가 극심했던 것도 프리미엄 패딩 시장의 급성장을 촉진했다는 설명이다.올 하반기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에는 에르노(사진) 맥케이지 CMFR 피레넥스 등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해외 패딩 브랜드가 줄줄이 매장을 열었다. 국내 여성복 업체인 대현의 ‘앳플레이’ 등도 고급 패딩 수요를 겨냥한 신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제품은 최저 50만~60만원 선부터 비싼 것은 300만원을 넘는다. 거위털이나 오리털을 가득 넣어 따뜻한 데다 디자인이 고급스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혁 롯데백화점 해외패션MD팀 상품기획자는 “프리미엄 패딩 시장은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며 “향후 2년 이상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브랜드를 추가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