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장 박진회 내정

10년만에 2대행장 맞아
실적 악화·구조조정 시험대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후임에 박진회 씨티은행 수석부행장(57·사진)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씨티은행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차기 행장으로 박 수석부행장이 내정돼 27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단독 추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이날 행추위 후 이사회를 곧바로 열어 차기 행장을 결정한다. 이로써 씨티은행은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한 후 10년 만에 2대 행장을 맞게 됐다.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박 수석부행장은 시카고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런던정경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해 30년간 근무한 ‘씨티맨’으로, 자금담당본부장, 기업금융본부장 등을 거쳐 2002년부터 약 13년간 부행장을 맡았다. 현재는 기업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다.씨티은행은 출범 후 줄곧 은행장을 맡았던 하 행장의 공백을 최소화할 인물로 박 수석부행장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 같은 글로벌 조직은 최고경영자(CEO) 공백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후계자 승계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며 “박 수석부행장은 CEO로서 최고 등급을 오래전 부여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화한 성품으로 내부 신망 또한 두터운 편이다.

10년 만에 수장이 바뀐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박 수석부행장으로서는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부행장이 아닌 CEO로서 실적악화와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직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