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에 1만원 '수제 맥주' 마트서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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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크래프트 맥주 첫 판매“천안에는 아직 안 들어왔다고 해서 서울에 올라갔다 오기로 했습니다.” “성수점에는 한 상자씩만 들어왔대요.”
20~40대 맥주 애호가서 돌풍
"진하고 쌉쌀한 맛이 매력"
지난 25일 한 인터넷 카페에는 이마트가 최근 판매하기 시작한 ‘크래프트(craft) 맥주‘에 대한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지방 점포에는 입고되지 않아 서울에 가서 사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점포별로 물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문의하는 글도 많았다.이마트가 지난 16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크래프트 맥주가 맥주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란 대형 주류회사가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으로 만든 맥주를 말한다. 물, 맥아, 홉, 효모 등 재료의 혼합 비율과 발효법에 따라 각기 다른 맛과 향을 지니고 있어 애호가들이 즐겨 마신다. 대량 생산하는 맥주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수제 맥주’로도 불린다.
이마트는 성수점 영등포점 왕십리점 등 15개 점포에서 미국산 크래프트 맥주 18종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가 크래프트 맥주를 들여와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성재 이마트 식품본부장은 “국산 맥주맛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수입 맥주로 옮겨간 데 이어 보다 독특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크래프트 맥주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1차로 들여온 2만5000병 중 26일까지 4000병이 팔렸다. 그 중 ‘도그피시헤드 90 임페리얼 IPA’ ‘시에라네바다 페일에일’ ‘파이어스톤 유니언잭 IPA’ 등이 500병 이상 판매됐다. 크래프트 맥주 가격이 330㎖짜리 한 병에 8500~1만500원으로 일반 수입 맥주의 3~4배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를 뛰어넘는 판매 실적이라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이마트는 연내 3만병을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크래프트 맥주는 에일맥주가 주종을 이룬다. 에일맥주는 발효통 위쪽으로 떠오른 효모를 발효해 만든 맥주로 붉은색 계열의 짙은 빛깔을 내며 진하고 쌉쌀한 맛이 특징이다. 제조법에 따라 자몽, 포도, 오렌지 등 과일향이 나고 홉의 쌉쌀한 맛이 강하게 풍긴다. 황금빛 색깔이 나고 청량감 있는 시원한 맛을 내는 라거맥주와 대조적이다.
크래프트 맥주의 주요 구매층은 20~40대 초반의 젊은 층이다. 신세계그룹의 주류 수입 전문 계열사인 신세계L&B의 김시균 사업개발팀장은 “유학이나 해외여행 중 외국에서 다양한 맥주를 맛본 젊은 소비자들이 개성과 취향에 맞는 크래프트 맥주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L&B는 현재 연간 10억원대인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2023년 1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계열사 신세계푸드를 통해 크래프트 맥주 제조사업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신세계푸드는 다음달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뒤편에 1300㎡ 규모의 맥주 전문점을 열고 크래프트 맥주를 직접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크래프트 맥주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만든 맥주. ‘수제 맥주’로도 불린다. 과일향이 나고 홉의 쓴맛이 짙게 배어 나오는 등 각기 독특한 풍미를 지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