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연어낚시', 오일왕자 '황당 프로젝트' 통해 40대 남자가 낚는 제2막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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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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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오일왕자의 꿈에서 시작한다. 예멘의 부호가 사막에서 연어를 낚는 꿈을 이루고자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 황당한 사업을 의뢰받은 투자 컨설턴트 해리엇(에밀리 블런트)은 영국 해양수산부의 어류학자존스 박사(이완 맥그리거)를 섭외하려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말 그대로 황당하기 짝이 없는 프로젝트이니 말이다. 그러나 황당한 일도 정치적 이해타산이 맞으면 실현되는 법. 중동과의 관계 개선을 노리던 영국 정부는 전문가를 설득한다. 결국 존스 박사는 해리엇과 함께 사막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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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았던 ‘흐르는 강물처럼’과 같이 이 영화에서도 낚시는 훌륭한 조연이 돼 준다. 위기의 순간 플라이 낚싯대를 이용해 친구를 구해주는 장면이나 마침내 물줄기를 거스르고 튀어 오르는 연어의 이미지는 자칫 지나치게 사색적일 수 있는 영화의 분위기에 생동감을 준다.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영화가 함부로 인생 제2막을 결론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부남이었던 어류학자가 아내에게 결별을 고하고, 상실감에 빠진 여자가 그에게 다가오지만 두 사람의 로맨스가 꼭 인생의 새 출발일 필요는 없다. 뻔한 로맨스로 쉽게 타협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로맨스가 아니더라도, 이 남자의 인생은 이미 충분히 달라졌다. 믿음과 신념이 확실한 논리보다 더 큰 동력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았기에 그래서 불혹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세상을 배웠으니 말이다.
강유정 < 영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