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 의료기기社 119개…수출 전진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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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50년…100년 향해 뛴다강원 원주 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는 문막읍에 있는 동화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와 태장동 태장농공단지 내 의료기기산업기술단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의료기기 미니 클러스터’로 지정된 2005년 56개였던 의료기기 기업은 지난해 119개로 늘어났다. 고용 인원은 1509명에서 3496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많아졌다. 이곳 기업들의 수출액도 2005년 1억8900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5000만달러로 늘었다.
원주 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
심장박동기 제조 씨유메디칼, 10년 만에 200억대 매출
원주산단, 수출 4억5000만弗…연구·마케팅 인력은 부족
◆의료기기 수출기지로 성장원주시는 10여년 전만 해도 인근에 군부대가 많아 ‘군사도시’로 불렸다. 군인들이 돈을 쓰지 않으면 원주 상권이 마비된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다.
원주시는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1998년 ‘의료기기 단지’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산업단지공단이 2005년 이곳을 ‘의료기기 미니 클러스터’로 지정하고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 지원을 늘리자 기업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이센스 리스템 등이 생산기지를 옮겨 왔다.이곳에 있는 기업들은 요즘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2년 원주 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에 들어온 씨유메디칼은 심장 충격기(제세동기)사업으로 10여년 만에 2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나학록 씨유메디칼 사장은 “미국과 일본 등 7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며 “인공심장 등 관련 의료기기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급 인력 유치 쉽지 않아
이한정 아이센스 생산1팀장은 “생산직 대부분이 20대”라며 “젊은 직원들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산업 특성상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직 노동자를 구하기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하지만 연구 인력이나 해외 마케팅 인력 등 고급 인력은 태부족이다. 연세대와 강원대 상지대 한라대 등 인근에 있는 대학들이 의료기기와 관련 있는 전공과정을 개설하는 등 인력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기업들에 필요한 고급 인력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음파진동운동기를 만드는 소닉월드의 우철희 사장은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문화 시설 등 주변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대부분이 기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벤처기업이다 보니 의료기기와 관련된 전체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글로벌 기업 유치에 전력
산업단지공단은 지난해 10월 첨단의료기기단지 인근에 지정된 9만9132㎡ 규모 외국인투자지역에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외국 의료기기 대기업이 들어오면 국내 기업들과 시너지를 내고,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단은 또 수출 비중이 높은 의료기기 기업들을 위해 수출상담회를 열고, 시장개척단을 파견하는 등 해외 마케팅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충북 오송과 대구 등 의료기기 특화단지와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등 지원도 늘릴 예정이다.
안성기 산단공 강원지역 본부장은 “2020년까지 원주 의료기기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170개로 늘리고 연간 생산액은 5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주=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