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장터 민간 개방…공정거래 정착

창조도시 대전

조달청아파트관리 '전자입찰' 호응
하도급관리 등 투명거래 앞장
김상규 조달청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달 30일 인천지역 장애인기업인 설악전기를 방문해 기업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조달청 제공
대전 향촌 현대아파트는 최근 계약금액 2억5000만원의 CCTV 설치공사를 나라장터를 통해 계약해 5000만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서울 목동 파라곤아파트는 9건의 입찰을 나라장터를 통해 진행했다.

오호석 목동 파라곤아파트 입주자대표는 “아파트단지는 외벽 도장 공사, 미화용역 등 다양한 입찰을 진행하는데, 나라장터를 통해 업체를 선정하니 투명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며 “입주자의 반응도 좋아 앞으로도 계속 나라장터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조달청은 지난해 10월 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를 아파트 등 민간에 개방했다. 지난 14일 현재 2127개 민간수요자가 이용자로 등록했고 총 325건의 전자입찰이 집행됐다.

이와 함께 조달청은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하도급관리시스템인 하도급 지킴이를 구축하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가 지속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투명해진 아파트 관리비조달청은 지난 1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 민간 개방’ 1주년을 맞아 경기 수원 광교호수마을 참누리LAKE(18건) 등 우수 아파트 11곳을 선정하고 감사패를 전달했다.

나라장터엔 아파트 1965개, 영농·영어조합 37개, 비영리법인 125개 등이 이용자로 등록했다.

나라장터 이용자들의 총 전자입찰 집행금액은 222억원이며 평균 계약금액은 1억4000만원이다. 가장 큰 규모는 지난 4월 집행한 경북 휴천현대아파트의 ‘개별 난방 전환공사’로 14억3000만원에 이른다.나라장터의 민간개방은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 중구 동막교회의 전기·통신·소방공사에 355개사, 전북 완주의 동상면사람들 영농조합의 종합유통센터 신축공사에 276개사가 입찰에 참여하는 등 평균 11개사가 참여했다.

백명기 전자조달국장은 “전자입찰에 이어 올해 말까지 전자계약, 대금지급 및 역경매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는 민간 전용 포털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중소기업에도 추가 개방해 기업간거래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도급지킴이로 경제적 약자 보호전라남도는 최근 10억원 이상 전 사업장에 대해 하도급 전 과정을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조달청의 ‘하도급지킴이 서비스’를 가동하고 있다.

대부분의 하도급 관리 과정이 수기로 처리되고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워 이면계약, 비현금 결재, 정산 지연 등의 불공정한 하도급 관행을 끊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하도급지킴이 서비스를 이용해 원도급·하수급자는 하도급 계약 체결 및 대금 지급 등을 온라인으로 처리하고 실시간 확인하고 있다.

조달청은 지난해 12월 하도급지킴이를 구축했다. 전국 475개 공공기관이 지난달 말 사용자 등록을 했다. 이 중 119개 기관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조달기업 1687개사가 사용자로 등록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관심이 뜨겁다.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6개, 6개 교육청이 등록해 기초 지자체와 교육지원청 등으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원도급계약 360건(3조 2703억원)이 체결됐고, 하도급대금(노무자, 장비자재업체 포함)은 총 711건(429억원) 지급됐다.

대금지급 기간이 빨려져 경제적 약자 보호에도 기여했다. 선금 6.1일, 기성금 2.6일이 소요돼 법정 지급 기간인 15일보다 선금 8.9일, 기성금 12.4일이 각각 단축됐다. 원도급사의 노무비 소요기간은 0.8일, 하도급사는 1.1일 소요돼 법정 지급기한인 5일보다 약 4일이 줄었다. 조달청은 이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기관에 대해 앞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용자 등록기관 중 이용기관은 93개, 계약실적이 있어도 이용하지 않는 기관은 277개, 계약실적이 없는 기관 57개 등이다. 계약실적이 있고 미등록 기관은 637개에 이른다.조달청 관계자는 “이 시스템이 기관평가 지표에 포함되면 각종 기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