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실적' 현대중공업…최대주주 정몽준 1.2조 '허공'

'정계 주식부호'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올해 지분가치 1조2000억원 이상을 허공에 날렸다. 정 전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2개 분기 연속 '실적 쇼크'를 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의 지분가치 평가액은 지난해 2조66억원에서 올해 7471억원(이날 오전 9시50분 현재가 기준)으로 쪼그라들었다. 1년 만에 1조2600억원 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지분가치가 1조원 아래로 내려앉으면서 정 전 의원의 주식부호 순위는 6위에서 22위로 추락했다.

지분가치를 끌어내린 주범은 현대중공업이다. 그는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로 현재 10.1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현대중공업 주가는 올 들어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 초 25만원대에서 출발한 주가는 지난 4월 말 10만원대로 떨어졌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10만원대 밑으로 추락했다.

이 회사는 3분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영업손실은 1조9346억원으로, 당기순손실 1조460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측면에서 2분기에 이어 또 한 번의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며 "조선과 플랜트 사업부가 어닝쇼크의 주된 원인 제공자로 악성 수주들이 매출로 인식됐다"고 설명했다.김 연구원은 "동사의 어닝쇼크가 반영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어닝쇼크와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