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엔터, 몸값 낮춰 상장 재시동 건 이유…"아이돌에 들어가는 돈이"

사진/ 변성현 기자
지난 5월 상장심사를 자진 철회했던 큐브엔터테인먼트가 3개월 만에 재도전에 나서면서 추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HQ는 지난 27일 종속회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우리스팩2호에 흡수합병된다고 공시했다. 합병가액은 우리스팩2호 주당 2301원, 큐브엔터테인먼트 7967원으로 합병비율은 1대 3.4624다. 합병기일은 내년 3월4일.

큐브엔터테인먼트는 가수 비와 포미닛, 비스트 등의 소속사로 유명하다. 지난 5월 우리스팩2호와 합병결의를 통해 상장을 추진했으나, 2개월 뒤인 7월 돌연 자진 철회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세월호 참사 여파 등에 따른 2분기 실적 부진을 당시 상장심사 철회 배경으로 꼽았다. IHQ 관계자는 "상장심사 청구 이후 발표되는 실적도 연간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당시 2분기 실적이 일시적 요인 탓에 부진하면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상장심사를 철회하고 재추진하는 과정에서 합병가액은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 5월 우리스팩2호와의 첫 합병 결정 발표 당시 주당 8626원이던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합병가액은 7976원으로 조정됐다.

회사 측은 첫 합병가액 산정에는 1분기 실적만 반영됐으나 재추진 후에는 부진했던 2분기 실적이 반영되면서 합병가액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합병가액이 더 낮아졌음에도 서둘러 합병을 추진하는 데는 현재 시장의 평가보다 향후 성장성 확보가 더 시급하다는 회사 측의 판단이 깔려 있다.

당초 일반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우회상장으로 방향을 돌린 것도 '빠른 상장'이란 장점 때문이었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경쟁력은 현재 소속 연예인만큼 향후 나올 신인 연예인들에 달려 있다"며 "연예인 발굴과 육성에 드는 비용을 최대한 빨리 모집해 성장성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상장을 통해 약 1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신인 아티스트 개발 및 육성에 힘쓰고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상장심사를 자진 철회하며 주주들과 투자자들의 의구심도 커진게 사실"이라며 "실적이 안정화됐고 내부적으로 상장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던 만큼 더 미룰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