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질주…20조엔 더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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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값 폭락, 달러당 111엔일본은행이 시중자금 공급량을 지금보다 연간 10조~20조엔(약 100조~200조원) 더 늘리는 추가 양적 완화를 전격 결정했다. 경기 침체를 막아보려는 몸부림이지만 한국에는 또 한 차례의 ‘엔저 쇼크’가 예상된다. 엔·달러 환율은 111엔대를 가볍게 돌파했다.
日증시 '환호'…4.83% 급등
한국수출 또 '엔低 쇼크'
일본은행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연간 본원통화 증가액을 현재 60조~70조엔에서 약 80조엔까지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금으로 국채 매입 규모를 연간 50조엔에서 80조엔으로 늘리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리츠) 연말 보유 잔액도 기존보다 세 배 확대한다. 대신 다른 자산은 소폭 매도하거나 기존 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금융시장은 반색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추가 양적 완화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급등해 4.83% 오른 16,413.76에 마감했다. 7년 만의 최고치다. 엔·달러 환율도 장중 달러당 111엔을 넘어서 2008년 1월2일 이후 약 6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이 엔저 가속화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한국 경제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소비 투자 등 내수가 얼어붙은 가운데 수출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한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엔저 등의 영향으로 줄줄이 하강곡선을 타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원 급등한 1068원50전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가 더 가팔라지면서 100엔당 원화 환율(오후 5시 기준)은 전날보다 7원 이상 떨어진 957원대로 하락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김유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