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재테크] 복숭아꽃은 연예인의 끼

풍수로 보는 재테크
고종이 사랑한 기생의 이름은 ‘붉은 복숭아꽃’, 홍도(紅桃)다. 도연명의 이상향 ‘무릉도원(武陵桃源)’도,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도원결의(桃園結義)’도 뒷배경엔 복숭아 꽃밭이 있다. 진홍빛 도화(桃花)는 선비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동구 밖에 심은 이유다. 대신 분홍빛 매화가 그 자리를 메웠다. 복사꽃은 옛부터 몽환과 관능의 상징이었다.

무역회사 대표 A씨의 딸(정은)은 이른바 ‘모태 솔로’다. 평소 이성·사랑·연애·결혼에 도통 관심이 없는 37세 골드미스다. 그런 그가 호주로 유학을 가겠다고 결심한 것은 혼처 찾기에 골몰하는 부모의 마음에 기름을 붓는 걱정거리였다. 청첩장을 손에 들고 달려와 ‘도화방위(桃花方位)’ 전도사를 자처하는 A씨의 모습이 낯선 이유다.도화방위는 목석(木石)도 춤추게 하는 애정방위다. 화성남자와 금성여자의 다름에 불을 지피는 불씨다. 정은씨의 솔로탈출 풍수비방은 의외로 단순 명료하다. 호주 홈스테이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방위를 찾아 방을 바꿨을 뿐이다. 물론 부모님의 반강제적 ‘방 바꾸기’ 협박이 주요했다.

바위 심장 정은씨의 가슴을 뛰게 하는 방위는 정남향이다. 여러 침실 중 남쪽 방에 붉은 기운의 화분이나 붉은 꽃 아홉 송이를 놓아둔다. 도화꽃이면 금상첨화고 생화면 더욱 좋다. 떠오르는 태양이나 붉은 사과 같은 액자도 무난하다. 대만은 홍수정, 미국은 붉은 크리스털 화병, 일본은 꽃꽂이를 이용하기도 한다.

도화 방위는 계절의 정중심에 있는 강력한 기운이다. 핵처럼 사람을 모이게 하고 태양처럼 주위를 지배한다. 관심이 늘어나면 자신감이 높아진다. 자신감은 자존감을 낳고, 자존감은 매력으로 발산된다. 여자·남자의 성(性)도 가리지 않는다.그러나 곱디 고운 춘(春) 이월 반개도화(半開桃花)를 선조들은 꺼렸다. ‘드러내면 다치고 보여지면 꺾인다’고 생각한 탓이다. 세월의 화살은 무심히 흘러 오늘을 사는 후손들은 드러내고 보여져야 생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자연스레 풍수학도 시대의 상(相)에 맞춰 변화를 꾀했다. 몽환과 관능의 도화는 끼의 발산을 위한 긍정적 직업군 속에 편입된다. 연예인, 뮤지컬 배우, 스타 강사 등이 그들이다. 끼의 시대가 도화를 쫓는다.

명리학에서 도화살은 살(煞)이다. 살은 아픔이다. 바꿔 말해 사람이 평탄한 인생을 살기에는 갖고 태어난 에너지가 많다는 뜻이다. 형체를 가진 사물 또한 도화살을 지닌다. 신이 창조한 땅도 인간이 디자인한 건축물도 마찬가지다. 장사가 잘되는 점포의 입구가 도화방위인 경우가 많은 것도 사람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힘 때문이다. 이 가을 사랑하고픈 모든 이들은 도화방위를 주목할 일이다.

강해연 < KNL디자인그룹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