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모셔라" 구호뿐?…'푸대접' 계속되면 관광산업 寒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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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E9
국민 인식 개선 절실“중국인 손님은 안 받습니다.”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유은혜 씨(가명·50)는 최근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서귀포에 있는 한 음식점에 예약하려 했으나 거절당한 것. 식당 직원은 “중국인 관광객은 시끄럽고 교양이 없어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최근 식당이나 카페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는 곳이 많아졌다”며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지만 한국인으로서도 불쾌한데 중국인이라면 대단히 기분이 나빴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적’ 시선, 일본인 관광객의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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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 필요
하지만 유커 1000만명 유치를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과제가 적지않다. 지난해 유커들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4.11점(5점 만점)으로 16개 국가 중 14위였다. 향후 3년 내 관광을 위해 한국을 재방문하겠다는 의향도 3.95점으로 14위였다. 관광업계는 유커의 방한 관광 만족도와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선결과제 중 하나로 국민인식 개선을 꼽았다.
한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시끄럽고 쓰레기가 생기기 마련인데 유독 중국인 관광객의 행동에 대해서만 비난하는 것은 문제”라며 “유커들이 한국을 찾아온 귀한 손님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때 더 많은 유커가 마음 편히 한국을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스피디아의 설문조사 결과 ‘유커에 대한 우리 국민의 마음가짐이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응답자가 54.2%였다. 유커의 쾌적한 관광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대하는 자세(불친절)와 마음가짐(편견)’이라는 응답이 40.9%로 ‘바가지 요금 없애기’(34.7%), ‘언어소통 불편 해소’(14.5%)보다 많았다.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중국팀장은 “한국인들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어글리 코리안’의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다”며 “해외여행이 처음인 유커가 많아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할 수도 있지만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중국인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병일·김명상 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