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애플 대화면 '아이폰6' 돌풍…반격의 삼성대항마 '갤노트 엣지'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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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패블릿 효과' 깜짝 실적
단통법 여파…예약판매 대박
삼성 '노트 엣지'·LG '아카' 등
국내 제조사, 조기 출시 맞대응


지난해는 ‘패블릿의 해’라 불릴 정도로 패블릿의 인기가 치솟았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5인치 이상 패블릿이 차지한 점유율은 40%에 이른다. 지난해 2분기 21%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5인치 이상 시장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와 패블릿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내세워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다. 애플은 패블릿 시장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만 봤다. “스마트폰은 한 손에 쏙 들어와야 한다”는 스티브 잡스 창업자의 철학 때문이었다.그러나 패블릿의 인기가 심상치 않자 올해 잡스 철학을 버리고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 패블릿 전략을 모방한 애플 신병기의 화력은 강력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애플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4일 시작한 예약판매는 물론 31일 정식판매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아이폰6 인기가 예사롭지 않자 SK텔레콤 등 통신 3사는 새로운 마케팅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아이폰6의 예약판매량이 2009년 아이폰을 처음 내놨을 때 예약판매량의 1.5배쯤 된다”고 했다.
한동안 한국 시장에선 힘을 못 쓰던 애플이 위력을 되찾은 것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덕분이기도 하다. 단통법 시행 이후 국내 휴대폰 유통시장 구조가 바뀌어 애플에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그간 아이폰은 국내 시장에서 일부 마니아층을 제외하고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가격이 삼성전자 LG전자 등 경쟁사 스마트폰보다 비쌌던 탓이다.
애플은 원칙적으로 보조금을 전혀 쓰지 않는다. 반면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통신사를 통해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국내 휴대폰 유통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경쟁 조건이 바뀌었다. 통신 3사와 국내 제조사들이 보조금 공세를 펴지 못하게 된 것이다.단통법 시행 전엔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보조금을 받아 50만원 이하에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단통법 시행 후 ‘갤럭시노트4’(32GB)는 최고가 요금제에 가입하고 최대 지원금을 받아도 60만~70만원은 줘야 구입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같은 조건의 아이폰6(16GB) 가격을 50만~60만원대로 책정했다.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의 가격 조건이 비슷해진 것이다.
통신사들은 아이폰6 특수를 누리기 위해 중고폰 선보상제도 잇달아 도입했다. 신형 휴대폰을 살 때 18개월 뒤 중고폰을 반납하기로 하고 중고폰 가격만큼 미리 할인받는 서비스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아이폰6를 ‘공짜’에도 살 수 있다. 예컨대 기존 아이폰5S 이용자가 LG유플러스에서 아이폰6(16GB, 월 8만9900원 요금제 기준)를 살 때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지원금 18만5000원과 중고폰 보상금 37만원(아이폰5S 기준), 아이폰6 선보상금 34만원을 합쳐 총 89만5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금액이 출고가를 넘어선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서 5~7%대에 머물던 아이폰의 점유율이 10% 이상으로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다양화로 맞서는 국내 업체들
애플에 맞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략은 제품 다양화다. 삼성전자는 9월 ‘갤럭시알파’와 갤럭시노트4에 이어 지난달 ‘갤럭시노트 엣지’를 투입했다. LG전자도 ‘G’ 시리즈의 파생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번달 ‘아카’란 신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통신사를 통해 지원금을 늘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6 실제 구매가격이 예상보다 낮아졌다”며 “아이폰6가 잘 팔리면 경쟁사인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출고가와 지원금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