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금싸라기 땅' 풀어 울산版 실리콘밸리 만든다

울산시, 3522억 투입…3년內 테크노산단 조성
생산유발 효과 4조2373억…4만개 일자리 창출할 듯
3일 울산 두왕동 남부순환로변. 대형 트럭들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안으로 들어가 벌목된 나무를 운반하고 있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 처음으로 도심 속 그린벨트가 산업용지로 개발되고 있는 현장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사진)은 “지난 40여년 동안 땔감용 나무 하나 벨 수 없던 그린벨트가 정부의 규제 완화로 ‘울산형 실리콘밸리’로 개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심 속 그린벨트에 공단 조성총 개발면적이 128만여㎡인 테크노산단 부지는 울산대공원과 마주하고 있고 무거·옥동 등 울산 최대 주거단지와 인접해 부동산개발업자들이 주거단지로 눈독을 들인 노른자위 땅이다. 하지만 울산시는 기업도시 울산에 연구개발 인프라가 크게 부족한 점을 들어 2008년 정부로부터 광역경제권 선도 프로젝트로 지정받아 첨단 연구특화단지 개발을 추진해왔다. 울산시는 지난 1년여간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도시계획변경을 신청해 네 번 만에 그린벨트 해제 승인을 받았다.

진부호 산업진흥과 산업정책담당은 “당초 개발면적보다 20여만㎡ 줄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라 분양가는 3.3㎡당 130만원 안팎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산단에서 한 시간여 떨어진 매곡·중산·이화공단 용지의 실거래가보다도 70만원가량 저렴하다.○80여개 기업 등 입주 전망

울산시는 3522억원을 투입해 테크노산단 부지를 2017년까지 산업용지(69만9000㎡) 주거용지(9만2000㎡) 지원용지(3만1000㎡) 공원녹지(10만2000㎡) 등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울산분원을 비롯해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센터, 수소연료전지센터, 뿌리산업기술지원센터 등 57개 공공 및 기업체, 연구기관이 전체 산업용지의 67%인 47만㎡를 신청했다. 울산시는 다음달 잔여 부지에 대한 매각을 끝내면 총 80여개 입주기관에서 1조15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산단 부지 중 3만7688㎡는 캠퍼스관과 기업연구관이 들어서는 산학융합지구로 조성된다.울산발전연구원은 울산테크노산단 조성으로 생산유발 효과 4조2373억원, 일자리 창출 효과 4만208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시장은 “울산 주력 산업의 체질 개선과 융복합 산업 육성을 통해 인구 200만명의 창조도시 울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