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판영업 준비로 바빠진 증권사

여의도 25시

증권사들이 방문판매 영업을 대폭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찾아가는 서비스’를 사실상 막아온 방판법이 개정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등 10여개 증권사는 최근 각 사별로 10억원 이상 투입해 아웃도어세일즈(ODS) 시스템을 구축했다. ODS는 증권사 직원들이 보험설계사처럼 태블릿PC를 활용해 고객계좌 개설 및 상품 판매를 실시간으로 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영업인력 한 명이 이동점포 기능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직원들의 방판 영업이 어려웠다. ‘소비자가 방판 방식을 통해 상품에 가입하면 14일 내 철회할 수 있다’는 법 조항 때문이다. 진양규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부 과장은 “현행 법에 따르면 방판 방식으로 펀드에 가입한 고객이 투자 손실을 이유로 14일 이내 철회할 경우 모든 손실을 금융사가 떠안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펀드와 같은 금융투자상품을 방문판매할 때 ‘14일 이내 철회’ 조항을 배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됐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대신 소비자가 투자상품 계약을 맺은 지 3일 이후부터 효력이 발생하고, 효력 발생 전에는 취소가 가능하도록 숙려기간을 부여한다.

A증권사 관계자는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지점을 폐쇄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벌여 왔다”며 “방판법만 개정되면 유휴 인력을 내보내지 않고 영업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증권사 지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1381개로, 2011년 말 대비 26% 감소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