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정유 등 44개 업종 '100% 외국인 회사' 설립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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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제한 업종 79개서 35개로 줄여중국 정부가 철강 정유 제지 전자상거래 프랜차이즈 재무공사(계열사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 등 44개 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 규제를 철폐하기로 했다. 현행 79개인 ‘외국인 투자 제한 업종’ 수를 절반 수준인 35개로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포스코 중국법인은 향후 독자적으로 제철소를 세울 수 있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이 재무공사를 설립하는 것도 쉬워질 전망이다.
포스코, 합작 안해도 제철소 세울 수 있어
삼성·현대車도 현지 재무관리 회사 설립 쉬워져

외국인 지분 투자 제한이 철폐되는 44개 업종에는 철강 에틸렌 원유정제 제지 석탄화학장비 자동차전자부품 승강기 지선철도 지하철 해운 전자상거래 재무공사 등이 포함됐다. 이 중 32개 업종은 중국 기업과 반드시 합작을 해야 했고 나머지 12개 업종은 ‘중국 기업의 지분율이 50%를 초과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었다.
중국이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은 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대(對)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촉진하고, 외국 기업과의 경쟁을 통해 낙후된 자국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이번 규제 완화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산업으로는 철강 분야가 꼽힌다. 현재 포스코 중국법인 지분은 한국 포스코가 100%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제철소를 지으려면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을 수 없었다. 현재 설립을 논의 중인 충칭공장의 경우에도 중국 측 합작사와 50 대 50으로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함동은 포스코 중국법인 기획투자부장은 “그동안 제철소를 건설하려면 합작사를 물색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며 “외국인 지분 규제가 사라지면 기업활동이 한결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중국 사업 규모가 큰 국내 대기업은 재무공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 완화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일부 전문가는 이번 규제 완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룽궈창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연구원은 “제지업 등 이번 규제 완화 대상에 포함된 일부 업종은 중국 내 공급과잉이 심각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전자상거래업종은 중국 업체 알리바바가 이미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어 외국 기업이 큰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