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열풍에…'돌직구' 맞은 유통株

美 블랙프라이데이 앞두고 해외 직접구매 폭발적 증가
롯데쇼핑·GS홈쇼핑 주가 하락…육아용품株도 고전 중
CJ대한통운 등 택배株 수요↑…KG이니시스 전자결제株 급등
연말 해외 직접구매 열풍으로 업종별 주가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택배주와 전자결제주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백화점, 홈쇼핑 등 유통주는 물론 젊은 주부들의 소비가 많은 육아용품주는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해외 미국의 연중 최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인 오는 28일까지 해외 직접구매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관련주들은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택배·전자결제주 뜬다
5일 CJ대한통운은 1.32% 오른 19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2일엔 21만9000원까지 치솟아 1년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10월1일부터 14.3% 상승했다.

지난해 1조원을 기록했던 국내 해외 직구 시장의 규모는 올해 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크리스마스까지 할인 행사가 이어지면서 해외 직구 택배량은 올해 하루평균 물량의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국내 택배산업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해외 직구 수요가 증가해 전체적인 실적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사이버결제, KG이니시스 등 전자결제주도 급등하고 있다. 해외 직구 소비자들이 전자결제 시스템을 통해 해외 쇼핑몰에서 결제하는 금액은 한 명당 연평균 87만4000원어치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최근 3개월간 한국사이버결제의 주가는 164.8%, KG이니시스는 51.9% 상승했다.

○유통·육아용품주는 휘청이와 달리 내수 활성화 대책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됐던 백화점, 홈쇼핑 등 유통주들은 해외 직구 열풍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가의 가방, 화장품 등을 해외 쇼핑몰에서 저렴하게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롯데쇼핑(-10.2%), 현대백화점(-8.09%), CJ오쇼핑(-41.8%), GS홈쇼핑(-30.5%)은 3개월 동안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할인행사 시기엔 명품 해외 직구가 증가하기 때문에 주가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육아용품을 해외 직구로 구매하는 주부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육아용품주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3개월간 11.4% 하락했다. 보령메디앙스는 8월 이후 소폭 증가세를 보이며 9월 중순 13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9만8000원대로 급락했다.

김남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업황 부진에 해외 직구 인기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유통·육아용품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며 “해외 직구가 새로운 소비 행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