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4] "3D 프린터·무인車·가상현실 기기…'촉매 기술'에 미래 달렸다"

테크놀로지와 노동인력의 미래

주요 산업 사라지지만 더 많은 新산업 생겨
로봇이 일자리 절반 대체…재교육 중요해져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왼쪽)과 케네스 와인스타인 허드슨연구소 소장(오른쪽)이 글로벌 인재포럼 특별세션 ‘테크놀로지, 인구변화 그리고 노동인력의 미래’에 참석해 미래의 직업과 인력 활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현대 산업사회를 대표하는 철강 산업은 2024년을 정점으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입니다. 전 세계 대학의 절반은 20년 내에 사라집니다. 2030년까지 세계에서 20억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겁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기술이 수많은 신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테니까요.”(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

“앞으로 20년간 일자리의 47%를 로봇에 뺏길 겁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입니다. 인간은 로봇이 따라 할 수 없는 새로운 능력을 개발해 이 상황에 적응해야 합니다.”(케네스 와인스타인 허드슨연구소 소장)5일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4’ 특별세션Ⅰ ‘테크놀로지, 인구변화 그리고 노동인력의 미래’의 두 연사는 도래하는 변화에 대해 공감했다. 프레이 소장은 신기술 신산업 육성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미래 이끌 ‘촉매 기술’ 개발 서둘러야

‘공생하는 미래 사회의 직업 세계’를 주제로 첫 번째 발표에 나선 프레이 소장은 새로운 산업을 만들 수 있는 ‘촉매 기술’을 수차례 강조했다. 촉매 기술 도입으로 현재의 주요 산업군(群)은 소멸하는 대신 새롭게 창출되는 산업이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프레이 소장은 촉매 기술의 예로 △3차원(3D) 프린터 △무인 자동차 △무인 항공기(드론) △가상현실 기기 등을 들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이런 기술은 최근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했다. 특히 3D 프린터 기술은 의약품과 식품을 만드는 단계까지 와 있고, 최근엔 건물을 통째로 짓는 방법도 개발 중에 있다.

무인 자동차와 무인 항공기도 마찬가지다. 프레이 소장은 앞으로 10년 내 무인 자동차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무인 자동차·항공기의 상용화로 10년 후면 무인 택배 서비스, 무인 식료품 배달 서비스가 급부상할 것”이라며 “자동차가 발명됐을 때보다 더 큰 사회·경제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촉매 기술은 고용시장의 틀도 완전히 바꿔 놓는다. 예컨대 무인 자동차가 도입되면 택시·버스 운전사, 교통경찰, 택배 기사 등 기존 자동차를 수단으로 한 일자리는 사라지지만, 무인 자동차 개발, 전용 도로 구축 및 유지를 위한 일거리가 생겨난다. 가상현실 기기가 기존의 일자리를 소멸시키지 않고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사례다. 프레이 소장은 “페이스북이 지난 3월 가상현실 기기업체인 오큘러스VR을 2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가상현실 기기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상현실 기기 개발자와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했다.프레이 소장은 촉매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는 국가가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나갈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인 자동차 시대가 열리면 전용 도로 건설·운영을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이런 인프라 기술을 다른 나라보다 앞서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창의적 인재’만이 로봇과 공생 가능

와인스타인 소장은 미래 사회의 특징을 도시화와 고령화, 기술 발전 등으로 정의했다. 그는 “맬서스가 살던 18세기 전체 인구의 3%만이 도시에 살았지만 지금은 53%가 살고 있고 2050년에는 80%가 살게 될 것”이라며 “전 세계 농업인구의 95%가 아시아에 살고 있는데 2050년까지 12억~20억명이 도시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늘어나는 고령층도 문제다. 그는 “2050년 인간의 평균 기대수명도 120년 정도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은퇴 연령이 점점 늦어지는 상황에서 노인들을 사회에서 어떻게 흡수하고 활용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에 적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와인스타인 소장은 미래 기술로 인공지능, 로봇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로봇이 대신하는 사회에서 인간과 로봇 사이의 공생을 추구해야 한다”며 “로봇은 창업이나 경영상의 결정 등 창의적인 활동은 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영연/하헌형 기자 yykang@hankyung.com